내청춘 2013. 12. 27. 23:24

豪雨のせいで雪ノ下と二晩共にした。


원문출처 : http://matomeruu.doorblog.jp/archives/3058203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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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00:16:15.24 ID:UFoBidbX0

3일 연휴 첫날에 집에 혼자.

아, 카마쿠라는 있으니까 한 명하고 한 마리인가.

뭐, 그런 건 상관없어.

오늘은 비가 오고 있다는 이유로 집에 틀어박힌다.

사실 개어있어도 꽤 높은 확률로 틀어박혀 있다고 생각하지만.

덧붙이자면 코마치와 부모님은 3일 연휴를 이용해 2박 3일 가족여행을 가 있다.

수험 전에 가고 싶다고 부모님한테 조르기는 했지만 설마 진짜로 갈 줄이야…….

참고로 내 참가의향은 묻지도 않았다.

아니, 별로 신경은 안 쓰지만. 여행 따위 피곤하기만 하고.

하나도 쓸쓸하거나 하지는 않으니까!

나는 코마치가 무사히 돌아오면 그걸로 좋다. 아, 방금 거 하치만적으로 포인트 높은걸.


하치만「그렇다고는 해도 오늘밤부터 호우라고 하는 데 여행이라니 비참하네……」

무심결에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띵똥

하치만「응? 네」 

비오는 데 누굴까. 아마존에서 뭐 주문했던가?

그렇지만 배달업자들은 고생이네. 이런 날씨에는 일하지 말고 집에 있고 싶다.

아니, 사실 어떤 날씨에도 일하고 싶지 않지만 말이지…….


005


2: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00:17:49.92 ID:UFoBidbX0

드륵

유키노시타「안녕」

거기에는 상상도 못한 인물이.


하치만「켁」


순간 자리에 정적이 찾아온다. 빗소리도 들리지 않아.


유키노「그렇게 썩은 눈을 하고 사람을 보다니…… 무슨 일 있어?」 


하치만「눈은 평소와 다를 바 없는데. 좀 놀라기는 했지만.」 


유키노「그래……. 듣지 못했나 보네. 코마치한테」 


하치만「코마치? 너희 무슨 약속이라도 했었어?」 


5: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00:21:46.70 ID:UFoBidbX0

유키노「응. 오늘 히키가야군집에 와주면 좋겠다고 하는 이야기였는데……」 


하치만「엑」 

코마치는 여행에 가 있다. 왜 유키노시타 부른거냐?


하치만「그게…… 지금 코마치 여행중이고 돌아오는 건 월요일이나 돼야 하는데……」 


유키노「그럼 코마치는 왜 나를 집으로 부른 걸까……」 


하치만「뭐, 비도 오고 있으니 현관에 있지 말고……. 들어와.」 


유키노「응. 그렇게 할게. 실례합니다.」 


- 거실 -

하치만「뭐라도 마실래? MAX 커피, 보리차, 커피가 있는데」 


유키노「MAX 커피하고 커피는 다른 거구나……. 그럼 보리차로.」 


하치만「당연하잖아. MAX 커피하고 커피는 전혀 다르다고」 


하치만「자, 보리자」 


유키노「고마워.」 


여기서 둘의 대화는 끊어진다…….

몇 초 지났을까. 유키노시타가 입을 연다.


6: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00:23:28.97 ID:UFoBidbX0

유키노「그렇다고 해도…… 코마치 도대체 무슨 볼일이었을까……」 


하치만「앗」 

그렇다. 코마치가 유키노시타를 부른 거다. 본인이 없는데 왜 부른 거지?

설마 부르고는 잊어버렸나? 잊혀진 쪽도 꽤 슬프니까 말이지.

같은 그룹이면서「어머, 왜 있는 거야?」라는 말을 들으면 이쪽이 잘못한 게 없어도 엄청 미안해지고는 하니까.




하치만「잠깐 코마치한테 전화하고 올게. 휴대폰상이니 하는 김에 전화하고 올 테니까 잠깐 여기서 기다려줘. 」 


유키노「그래. 알았어.」 


정말이지…… 왜 코마치는…… 하고 생각하며 계단을 올라 내 방으로 들어간다.


전화를 들어 코마치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지금 거신 전화번호는, 전파가 닿지 않는 곳에 있거나, 전원이 꺼져있습니다.」 


야, 동생.


7: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00:25:27.45 ID:UFoBidbX0

- 그 무렵 거실 -


카마쿠라「야옹」 


유키노「고양이…….」 


카마쿠라가 유키노시타에게 접근한다.


유키노「야옹…… 야옹」 


그렇게 말하며 카마쿠라를 끌어안는다.


유키노「고양이……」 


카마쿠라도 무척 긴장을 풀고 있는지, 유키노시타에게 몸을 맡긴다.


드륵

하치만「미안, 유키노시타. 코마치 녀석 지금 전화-」 


유키노「야옹…… 앗!?」 


하치만「전원 꺼논 거 같아……서……」 


8: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00:26:51.92 ID:UFoBidbX0

유키노「그, 그래……///」 

유키노시타의 얼굴이 빨갛게 변한다. 젠장, 평소에는 엄격하면서 부끄럼 타는 건 귀엽지 않은가.


유키노「무슨 큰일일지도 모르니…… 연락이 닿을 때까지 기다려도 될까?」 


하치만「난 상관없지만」 

언제가 될지 장담 못한다고?

그렇게 말하려고 하려던 참이었지만 이녀석 카마쿠라와 좀 더 놀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였다.

역시 나. 눈치가 빠르지. 진짜 주부 지향이라니까.


거의 한 시간이 지났다. 빗줄기도 꽤 강해지고 있다.

하치만「한 번 더 코마치한테 전화해볼게.」 


유키노「응, 부탁해.」 


전화를 걸어본다. 이번에는 연결됐다. 6번 정도 울렸을 때 동생의 목소리가 들렸다.


9: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00:30:27.52 ID:UFoBidbX0

코마치「네네. 어쩐 일이야, 오빠? 벌써 쓸쓸해진 거야?」 


하치만「아니야. 지금 집에 유키노시타가 와 있는데…….」 


코마치「아, 진짜? 아니, 잠깐 유키노 언니한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서 말이지. 좀 전화 바꿔줄래?」 


하치만「그려.」


하치만「여, 유키노시타. 코마치가 전화 바꿔달라는데」 


그렇게 말하며 유키노시타에게 전화를 건넨다.


유키노「코마치가? 알았어.」 


유키노「여보세요, 코마치? 오늘 대체 무슨 일로 보자고 한 거야?」 


코마치「아, 유키노 언니! 평소 신세 많이 지고 있어요! 그게 말인데요……. 실은 지금 코마치 가족여행에 와 있어서……. 월요일까지는 집에 오빠밖에 없어서, 혼자면 좀 걱정이 돼서. 그러니까 그……, 유키노 언니가 오빠를 보살펴줬으면 해서요!」 


유키노「왜 나한테……? 게다가 히키가야군은 히키코모리니까 걱정 안 해도 괜찮지 않을까?」 


코마치「아니, 유이 언니는 가사적으로 조금 불안하다고 할까……. 뭐, 히키코모리지만 역시 동생으로서는 걱정이예요! 아, 방금 거 코마치적으로 포인트 높아!」 


유키노「휴……. 뭐, 확실히 유이가하마로는 걱정이네…….」 


코마치「그런 이유로 유키노 언니! 오빠를 부탁합니다! 이것도 봉사부로의 의뢰라는 것으로 부탁할게요! 아, 카마쿠라 데리고 놀아도 괜찮으니까요!」 


유키노「의뢰…… 고양이……. 그, 그런 거라면 어쩔 수 없네. 코마치의 부탁이기도 하고…… 알았어.」 


코마치「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그럼 이만!」 


유키노「그래…… 그럼.」 


10: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00:32:30.04 ID:UFoBidbX0

하치만「어, 코마치가 뭐래?」 


유키노「부재중에 네가 걱정이라 내가 보살펴줬으면 한다는데」 


하치만「아니, 걱정이라니……. 나는 전업주부희망이니까 가사라면 원래 할 수 있는데. 초등학교 6학년 레벨이라면 전국에서도 통하는 실력이라고. 그러니까 돌아가도 괜찮아.」 


유키노「유감스럽지만 그렇게는 할 수 없어. 이미 봉사부로의 의뢰라는 것으로 접수해버렸는걸. 의뢰를 도중에 포기하는 일 따윈 할 수 없어.」 


코마치 녀석…… 유키노시타가 거절 못할 방법을 알고 있었군…….

내 동생이지만 장하다. 칭찬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군.

아니, 모처럼 혼자서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더니 유키노시타를 부르는건 좀 그렇지 않나?

(역주 : 원문은 喝か?)

더구나 여행 중인 동안 나를 보살펴준다니 이 녀석 사흘 간 우리집에 있는 건가?

아니, 아무리 그래도 자고 가지는 않겠지. 아니, 그래도 자고 간다고 하면 유키노시타가……


유키노시타「히키가야군.」 


하치만「네넷!?」 

잠시 생각을 이상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던 탓인가 이상한 목소리로 대답을 하고 말았다.


12: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00:38:04.45 ID:UFoBidbX0

유키노「너 지금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하치만「아아아, 그게, 벼, 별로 아무것도!」 


유키노「그러면 왜 허둥지둥 하는 걸까……. 그…… 벌써 저녁때라 저녁을 만들까 하고 생각했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시각은 17시 반. 슬슬 저녁준비를 해야 할 시간이다.


하치만「어, 어어…… 그럼 부탁한다.」 


유키노「부엌이나 냉장고 안을 설명…… 해줄 수 있을까. 아무리 그래도 마음대로 아무거나 꺼내쓸 수는 없잖아?」 


하치만「아니, 별로 상관없는데……. 뭐, 일단 설명은 해둘까.」 


대충 부엌하고 냉장고 안을 설명하고 나서, 나는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요즘 딱 모 용자왕이 재방송되고 있다. 그런데 이 용자왕의 목소리가 누군가하고 비슷하다…….

아, 자이모쿠…… 아니, 이 이상 말하면 그 녀석 우리집 모르면서도 올 것 같다.

그런데 진짜 모르는 건가? 조금 불안해진다.


13: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00:43:05.93 ID:UFoBidbX0

유키노「히키가야군.」 


하치만「응?」 


유키노시타가 저녁 준비를 한 지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유키노시타의 솜씨가 좋은 걸 고려해보면 시간이 걸리는 건 밥솥 때문인가.

쾌속취사로 해도 30분은 걸리니까 말이지. 우리집 밥솥.


유키노「저녁…… 다 됐는걸?」 


하치만「아, 그럼 먹을까.」 


유키노「먼저 설거지 좀 하고 있을게.」 


하치만「그래, 그럼 끝나면 다시 말 걸어줘. 너도 먹고 갈 거지?」 


유키노「아, 응……. 괜찮을까?」 


하치만「좋고 나쁘고 할 것도 없지 않아. 나는 먹고 있는데 너는 보고 있으면 먹기 불편하잖아.」 


유키노「그래…… 그러면 같이 먹을게…….」 


유키노시타가 만든 저녁은 역시 유키노시타, 라는 느낌이었다.

나나 코마치한테는 아무리 해도 이런 요리는 만들 수 없다. 같은 식재료인데도…….

식사중, 유키노시타는 의기양양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뭐, 완전히 유키노시타의 승리니까 말이지. 이 점에 관해서는 뭐라 할 게 아니겠지.


17: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00:54:07.00 ID:UFoBidbX0

- 식사 후 -

하치만「진짜 맛있다. 역시 유키노시타. 요리 솜씨도 완벽하네.」 


유키노「그, 그래……/// 그럼 치울게.」 


그러니까 부끄러워하면 귀여운 데 말이지.



하치만「아니, 치우는 건 내가 할게. 만들어줬는데 정리하는 거까지 시키면 미안하고.」 


유키노「아니, 이번에는 너를 보살피기로 한 의뢰였으니 내가……」 


하치만「괜찮으니까. 넌 앉아서 쉬도록 해.」 


유키노「그, 그래……. 미안. 그럼 부탁할게.」

이렇게 말하며 유키노시타를 반쯤 강제로 앉히고 치우기 시작했다.


19: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01:03:54.81 ID:UFoBidbX0

정리도 끝나고, 식후의 휴식. 시각은 19시 반을 지나고 있는 중.

빗줄기도 상당히 강해졌다.

TV를 보고 있으니 호우경보가 나왔다. 바람도 꽤 세다.


유키노「그럼…… 이제 돌아갈게.」 


하치만「유키노시타…… 너…… 돌아가려고?」 


유키노「응. 우산은 갖고 왔으니까……. 걱정 하지 않아도 괜찮아.」 


하치만「네에네에. 그러십니까.」 


그때였다.

번쩍!!!!!! 쿠쿵!!!!!!!!! 우르릉우르릉!!!!!!!

지독한 천둥이었다.

마치 폭격을 당하는 것 같은 소리다.

번쩍하고 나서 소리가 들릴 때까지 꽤 빨랐다. 가깝군.


하치만「저기, 유키노시타」 


유키노시타 쪽을 보자


유키노「…………」부들부들


응, 뭐지? 이 녀석 설마 천둥 무서워하나?

교실에서 천둥 울려도 태연해 보였는데.

천둥을 겁내다니 살짝 귀엽지 않은가.

어라, 오늘 유키노시타 너무 귀엽다고 하는 거 아닌가?


21: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01:13:18.50 ID:UFoBidbX0

하치만「저기, 유키노시타. 설마 너 천둥」 


유키노시타「전혀 무섭지 않아. 그래. 정말 무섭지 않다니까. 천둥 따위 그저 방전현상에 지나지 않고 직접 맞을 가능성이라면 걱정할 정도는 아니고 지구에서 하루에 얼마나 많은 벼락이 떨어지는지 알고 있어? 약 5만이라고 해. 거기에 전부가 지표에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태반은 빛과 소리뿐인걸. 그거야 세상에는 무서워하는 사람도 여럿 있지만. 나는 전혀 무섭거나 하지」 


번쩍!!!!!! 쿠쿵!!!!!!!!! 우르릉우르릉!!!!!!!

그때 또다시 천둥이 울렸다.


유키노시타「무섭거나 하지…… 않은…… 걸……」부들부들


아니, 완전 무서워하고 있는데. 평소 기세등등하게 떠들어대는 버릇이 나오는 시점에서 완전 무서워하는 거잖아.

역시 꽤 알기 쉬운 녀석이네…….


24: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01:28:31.07 ID:UFoBidbX0

하치만「저기……, 유키노시타……?」 


유키노「왜…… 그러는데……」


하치만「자고 갈래……? 비도 바람도 강하고, 틀림없이 우산 부러져서 흠뻑 젖는 루트로 돌진이라니까?」 


유키노「그…… 그래……. 그래도…….」 


하치만「자, 갈아입을 옷이라든지 잘 곳은 코마치 거 쓰면 되니까. 걱정 하지 마. 뭐하면 내 거라도」 


유키노「그럼 거절 않고 받을게. 갈아입을 옷 같은 건 코마치 것을……. 코마치 것을 쓸게. 네 것이 아닌, 코마치 것을.」 


하치만「알았으니까, 몇 번이고 말하지 마. 살짝 슬퍼지려고 하잖아.」 


유키노「애초에 왜 내가 네 옷을 입어야 하는 건데? 너는 평소 입는 건 뭘까? 아무리 세탁한다고 해도 그건……」 


하치만「알았어! 알았으니까! 더는 말하지 말아줘! 부탁한다!」 


이러니저리니해서 유키노시타가 자고 가는 것으로 됐다.

아니, 기대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뭐, 내일은 비도 그칠 테니 갈 수 있겠지…….

유키노시타도 옷가지 같은 거 가져오지 않았으니 조금 걱정이다.

속옷 같은 거 말이지.

사실 캠프 때 인상으로는 코마치 쪽이……


그런 걸 생각하다, 일단 내일 날씨예보를 폰으로 확인한다.


26: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02:02:39.25 ID:UFoBidbX0

「내일의 날씨  큰비」 


어라? *아메다스씨? 진짜? 비인 거야?

(역주 : 일본 기상청 기상 관측 시스템)

역시 수그러들겠지? 그런 정보는 없는 거야? 젠장, 못 쓰겠네!


유키노시타「히키가야군.」 


하치만「응? 왜 그래?」 


유키노시타「이제부터 어떻게 할까?」 


하치만「아, 그러네. 시간도 시간인데다 이제 목욕 준비라도 할까. 욕조 씻고 올 테니까 잠깐 기다려. 뭐하면 카마쿠라라도 보고 있어줘.」 


유키노시타「그, 그래……. 그럼 부탁할게. ……고양이…….」 


그렇게 말한 유키노시타는 곧장 거실에 있는 카마쿠라에게 향했다.

이 녀석 얼마나 고양이 좋아하는 거냐. 휴일에 판돌이 쿠션 껴안고 고양이 동영상 찾아다니는 사람답네.

카마쿠라를 내세우면 대부분 유키노시타는 거절하지 않는다. 나는 그런 확신이 있었다.

아니, 대부분의 일이라고 해도 평소와 다를 바 없지마는.

잠깐 H적인 의미로 그런 거 아니라니까.

아니, 오히려 그런 부탁하면 나 사회적으로 말살당하는 거 아니야?


재빨리 욕조 청소를 끝내고 뜨거운 물을 채운 다음 거실로 향한다.

전업주부지망인 만큼 욕조 청소는 완벽하다는 자신이 있다.


하치만「어이, 유키노시타. 욕조 준비 다 됐으니까 너 먼저 들어가도록 해. 일단 손님이니까……」 


유키노시타「그러네. 네가 들어간 다음은 싫은걸. 뭔가 전염될 것 같기도 하고.」 


하치만「그만둬. 히키가야균 같은 거 없으니까. 배리어 무효 같은 거 없으니까.」 


유키노시타「갈아입을 옷…… 빌릴 수 있을까?」 


하치만「아, 그럼 코마치 방 갈까.」 


27: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02:03:41.14 ID:UFoBidbX0

유키노시타「그건 그렇고…… 코마치한테 말 안해도 괜찮은 거야……?」 


하치만「아…… 그럼 일단 전화해서 물어볼까?」 


유키노시타「응, 부탁해.」 


휴대폰을 꺼내 코마치에게 전화를 건다.

코마치는 바로 받았다.


코마치「네네? 오빠 무슨 일이야? 두 번이나 전화하고? 유키노 언니가 있어도 코마치가 그리운 거야?」 


하치만「아니, 비바람이 심해서 오늘 유키노시타가 자고 가는 걸로 됐는데 말이야. 갈아입을 옷 없어서 네 거 써도 될까?」 


코마치「흠…… 유키노 언니 자고 가는 구나…… 흠……. 기성사실 기성사실!」히죽히죽


하치만「어이, 코마치? 듣고 있어?」 


코마치「아, 듣고 있어. 듣고 있으니까. 괜찮아. 유키노 언니를 위해서라면 전부 OK」 


하치만「알았다. 그럼 그런 걸로.」 


코마치「네네. 그럼 나중에!」 


하치만「코마치, 써도 된대.」 


유키노「그래…… 그럼 사양 않고……」 


29: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02:05:24.26 ID:UFoBidbX0

- 코마치 방 -

하치만「역시 내가 옷장을 뒤질 수는 없으니까 아무거나 입을 만한 옷 찾아 입어.」 


유키노「그래. 여동생의 옷장을 뒤지는 오빠라니 기분 나쁘니까. 특히 히키가야군이라면 더욱.」 


아니, 코마치라면 내가 옷장 뒤진다고 해도…… 그런 일은 순간 생각했지만 코마치적으로는 괜찮아도 사회적으로는 아웃이구나. 응. 절대로 안 뒤진다. 그런데 평소 빨래 때문에 코마치 속옷이라든지 만지니까 그다지 아무런 생각도 안 드는데. 옷 같은 건 천일 뿐이잖아.


이러저러해서 유키노시타와 나는 목욕을 마쳤다. 시각은 22시를 지난 무렵이었다.

유키노시타는 카마쿠라하고 놀고 있다. 고양이와 놀고 있을 때는 얼음의 여왕이 아닌 것 같네…….

그런 걸 생각하면서 MAX 커피를 마신다.


번쩍!!!!!! 쿠쿵!!!!!!!!! 우르릉우르릉!!!!!!!


유키노「꺅!!!」깜짝


잊어버릴 무렵에 천둥이 다시 쳤다. 자연의 공포란 그런 것이겠지.

잊어버릴 무렵에 찾아오니까 무섭고 피해도 커지는 거다.

잊지 않고 있으면 피해는 적어지겠지.


유키노「……」빤히


하치만「무슨 일이십니까?」 


아까의 반응이 부끄러운지 이쪽을 노려본다.

아니, 부끄럽다고 해도 위협으로 얼버무리는 건 그만둬줬으면 하는데 말이지.

나 아무것도 안 했으니까.


유키노「아니…… 별로…… 아무것도……」 


TV 보니 치바현 횡단 울트라 퀴즈를 하고 있어, 다 보면 날짜가 바뀔 것 같다. 이다음은 이제 자는 것뿐이겠지.


하치만「이제 잘까?」 


유키노「응. 그래……. 이제 들어가야지.」 


35: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13:32:23.90 ID:UFoBidbX0

이를 닦고 나는 내 방으로, 유키노시타는 코마치의 방으로.

아, 분명히 칫솔을 새 거를 줬다. 사 둔 게 있어서 다행이다…….

다른 사람 칫솔 쓰면 너무 더럽잖아……. 절대로 무리.

아, 그래도 토츠카 거라면 괜찮겠네. 응. 토츠카라면 OK. 토츠카 진짜 천사.


날짜가 바뀌어도 천둥이 띄엄띄엄 울린다.

대충 15분에 한 번 정도일까? 평균 내 보니 그런 느낌이군.

유키노시타 괜찮으려나…….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이제 졸음이…….

외톨이는 바로 자는 일에 익숙하다. 휴식시간 10분동안에 자야 하니까.

그것도 시끄럽게 대화하는 사이에서. 솔직히 천둥 따위 아무것도 아니다.

게다가 지금은 책상에 앉아 팔을 베는 게 아니라 누워서 이불 덮고 베개에 기대있다.

내가 자지 못할 리 없다. 나, 최강.


의식이 없어지고…… 다음에 눈을 뜨면 아침! 일 터였다.

번쩍!!!!!!!!!!! 쿠쿵!!!!!!!!!!!!!!! 우르릉우르릉우르릉!!!!!!!

자는 나조차도 눈을 뜰만큼 큰 소리의 천둥이었다.

인생에서 제일 큰 소리의 천둥이었다. 순간 세계의 파멸인가 하고 생각했다.

문득 머리에 스치는 유키노시타…….

하치만「그 녀석…… 괜찮으려나……」 


36: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13:47:07.47 ID:UFoBidbX0

뭐, 직접 우리 집에 떨어진 것도 아니니까 괜찮겠지. 하고 생각해 자려고 하자


똑똑


누군가 왔다. 카마쿠라……는 노크할 리 없으니 아닌가.

뭐, 집에 있는 인간은 나를 빼면 유키노시타뿐이다. 유키노시타겠지.


드륵

유키노「히키가야군…… 들어갈게……?」 


하치만「음, 왜 그래? 화장실?」 


유키노「아, 아니야.」 


하치만「음, 그럼 뭔데?」 

유키노「그게 말이지…… 그게…… 그게……///」 


하치만「뭐냐고」 


유키노「아니…… 그러니까…… 그게……」 


하치만「뭐? 설마 무서우니까 같이 자자고 하는 건」


유키노「무슨 말을 하는 거야? 천둥 따위 무섭지 않다고 했잖아? 애당초 왜 내가 너하고」 

내 말을 막은 유키노시타가 쏘아대려 한 그 순간이었다.


번쩍!!!!!! 쿠쿵!!!!!!!!! 우르릉우르릉!!!!!!!


유키노「힉!!!!!」깜짝


눈을 떴을 때의 천둥 정도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컸다.

유키노시타는 소리를 내며 화들짝 놀랐다. 아니, 쫄았다?


유키노「…………」바들바들


또 떨고 있네, 이 녀석…….

하치만「역시 같이 잘래……?」 


37: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13:48:49.84 ID:UFoBidbX0

한 번 더 물어본다.


유키노「아니…… 그래도……」 


이 녀석 자기 발로 내 방에 와놓고는 아직도 고집부리네……

한숨 섞어 확실하게 유키노시타가 승낙할만한 대사로 물어본다.


하치만「아, 내가 걱정이라니까. 유키노시타가. 그러니까 같이 자 줘. 옆에 있으면 안심이다.」 

살짝 미연시 주인공이 하는 대사인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조금 부끄러워졌다. 미연시 가끔 하니까 어쩔 수 없네. 미연시에 나오는 여자애들은 아주 착하지. 현실에는 절대 없을 만큼이나. 토츠카도 좋은 선 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토츠카는 남자다. 정말로 안타깝다. 신이시여. 왜 토츠카를 남자로 하셨나요? 뭐, 토츠카가 여자였다면 벌레가 꼬일 것 같으니까 남자인 편이 좋았을지도 모르지만.


유키노「그래…… 히키가야군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하치만「아, OK인 거야」중얼


유키노「무슨 말 했어……?」 


하치만「아니, 아무것도……. 뭐…… 들어와.」 


유키노「……실례……하겠습니다…….」 


교내 제일의 미소녀가! 내 방에! 내 이불에! 내 옆에! 자고 있다!


38: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13:50:38.88 ID:UFoBidbX0

이게 무슨 꿈 같은 시츄에이션…….

이게 다른 사람이었으면 확실히 폭발하겠지 하는 생각이 드는 전개다.

어라, 나 혹시 리얼충(웃음) 대열에 끼는 건가?

아니, 나는 외톨이다. 고고한 외톨이. 외톨이 최고.


하지만 교내 제일의 미소녀가 뒤에서 자고 있으면 역시 두근두근하게 된다.

게다가 유키노시타는 천둥이 칠 때마다 내 등을 꽉 하고 쥐어온다.

뭐지, 무지 귀여운데. 큰일이다. 못 자겠다. 자는 게 특기인데도.

이런 시츄에이션에는 전혀 경험이 없어 아무리 나라고 해도 빡세다.


유키노「깨어……있어……?」 


하치만「응, 왠지 눈이 말똥말똥하네.」 

시각은 2시를 지났을 무렵인가.

속된 표현으로 심야의 긴장(웃음)이 되는 것도 이 정도 시간부터일지도 모른다.


유키노「그래……」 


살짝 유키노시타한테 장난을 쳐볼까.

심야의 긴장(웃음)이라고 하면 그런 걸 떠올리고 만다.

천둥이 우리 편으로 붙어있는 지금, 유키노시타에게 질 것 같지가 않다.


39: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13:52:01.75 ID:UFoBidbX0

하치만「교내 제일의 미소녀가 내 옆에서 자고 있다고? 그런데도 바로 잘 수 있다면 그 녀석은 남자가 아니야.」 


유키노「너, 너 대체 무슨……///」 


어라, 좀 부끄러워하는걸? 목소리로밖에 알 수 없지만 왠지 모르게 전해온다.


하치만「그래. 연애경험 풍부한 내가 말하는 거니 틀림없어. 뭐, 차인 적밖에 없지만.」 


유키노「그거 연애경험 풍부하다고 할 수 있는 걸까…….」 


하치만「무슨 말 하는 거야. 실연도 훌륭한 연애라고. 그렇지 않으면 리얼충(웃음)을 위해 쓰인 실연 테마 러브송 따위 절대 안 팔릴 거다.」 


유키노「난 그런 곡은 그다지 듣지 않지만……. 묘하게 설득력이 있네…….」 


하치만「그렇지? 실연도 훌륭한 연애.」 


유키노「그래도…… 너를 좋아하는 여자애도…… 있어…….」 


40: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14:35:36.35 ID:UFoBidbX0

순간 둘 다 조용해진다.

아, 코마치인가. 코마치 말이지? 코마치인 게 틀림없겠지.

오히려 코마치 외에는 생각할 수 없다.

거기에 코마치한테 미움받으면 나 어떻게 되어버린다고.

유키노「그……나……라든가…….」소곤


유키노시타는 굉장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확실히 들렸다. 난 들었다.

불의의 고백신에서 발동하는 라노베 주인공 특유의 난청 따위 나한테는 없다.

들었다. 분명히 들었다. 틀림없어. 들었다고 하면 들은 거다.


하치만「유, 유키노시타? ……너……」

나는 돌아본다. 어두워서 명확히는 보이지 않지만

거기에는 얼굴이 새빨간 채 조금 울상인 유키노시타가 있는 것이 보인다.

거기에 있는 건 얼음의 여왕이면서 얼음의 여왕이 아니다.


42: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16:08:51.81 ID:UFoBidbX0

유키노「히……히키가야군…….」글썽글썽

조금 울상인 눈으로 올려다본다. 여기에 넘어가지 않을 남자는 없다.

이 순간 유키노시타로의 감정은 사랑으로 변했다.

여기부터는 아까까지의 장난이 아니다. 진심이다.

이제 나는 완전히 이성으로, 연애대상으로 유키노시타 유키노가 좋다.

지금까지 유키노시타에 대한 동경의 감정은 있었다.

하지만 그건 연애대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 유키노시타와 보내고, 내 감정이 바뀐 것이겠지…….

그리고 조금 전, 완전히 쐐기가 박혔다.


하치만「유키노시타……나……유키노시타가……좋다. 그러니까 나하고……」 


유키노시타는 말없이 내 말을 듣고 있다.

나와 친구가 되어달라고 말하려 하자 도중에서

「미안해, 그거 무리」 

하는 말을 들었을 때와는 다르다. 여기에는 내 말을 기다리는 유키노시타가 있다.


하치만「사귀어 줘……. 나하고…… 사귀어 줘.」

일단 중요한 일이라서 두 번 말했습니다. 그런 의식은 없었다.

무심코 두 번 말해버렸다. 그래도 지금까지 내가 해온 고백과는 상황이 몹시 다르다.

한 순간 뒤, 유키노시타가 입을 연다.




유키노「그래…… 잘 부탁해……. 히키가야군. 아니…… 하치만…….」


43: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16:15:45.69 ID:UFoBidbX0

그 순간, 나와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연인이 됐다.

그런데 뭐지? 여자한테 이름으로 불리는게 이렇게 좋은 거였나?

지금까지 누군가 이름으로 불러준 적이 없으니까 딱딱한 얼굴이 풀어진다.

뭐, 토츠카는 하치만이라고 불러주지만 말이지.

아쉽게도 토츠카는 남자다.


유키노「얼굴이 엄청 풀어졌는걸? 하치만?」 


하치만「시끄러워! 좋아하는 여자애가 처음으로 이름으로 불러주면 누구든지 부끄러울 거라고…….」


유키노「조, 좋아하는 애…… 그, 그래……///」 


그리고는 침묵이 흐른다.


맺어진 연인의 처음이라고 하면 그런 것이겠지. 처음에는 묘하게 부끄러운 거다.

뭐, 보통의 연인 같은 거 모르지만.



유키노「하치만……나, 나를……그……그러니까……」


하치만「응? 왜 그래, 유키노?」

제일 하고 싶었던 말을 나는 떠올렸다. 그리고 말했다.

흐름이라고 해도 틀린 게 아니겠지.

게다가, 스스로 요구하는 건 보통 부끄러우니까 말이지.

나라면 내 입으로「하치만이라고 불러!」하는 말은 절대로 못한다.


유키노「!?……벼, 별로 아무것도 아니야……///」 

아까보다 유키노시타의 얼굴이 빨개졌다. 어두워도 보인다.

뭔가 굉장히 귀엽다. 뭔가 잠깐 장난을 치고 싶어진다.


하치만「뭐야. 말해 봐, 유키노.」


유키노「그러니까,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잖아.」


하치만「솔직하지 못하네…….」중얼


유키노「무슨 말을 하는 걸까……?」 


하치만「아니…… 아무것도……」

그렇게 말한 나는 도망치듯 반대쪽을 향한다.

하지만 이거 에로게였으면 무조건 시작하겠지. 무조건 몸을 겹치겠지.

그 녀석들 피임도 안 하지. 그런 묘사가 없을 뿐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건 에로게가 아니다. 하지만 에로게와 같은 점도 있다.

그건 내가 피임도구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외톨이한테 그런 거 필요없으니까 말이지.


유키노「후후……. 잘 자…… 하치ㅁ」 


번쩍!!!!!! 쿠쿵!!!!!!!!! 우르릉우르릉!!!!!!!


유키노「힉!!!」깜짝


거의 자려고 하던 분위기였는데 천둥이라는 방해가 들어온다.


하치만「아…… 그, 뭐냐.」

돌아서서 유키노를 끌어당긴다.


하치만「이렇게 하면, 조금은 덜 무서워지지.」


유키노「그, 그러니까 안 무섭다고……」

변함없이 센 척하고 있네. 뭐, 그 점이 귀엽지만.


하치만「네, 네. 알았어, 알았어.」


유키노「정말…….」


이렇게 둘은 잠이 들었다.

오늘은 더 이상 특별한 이벤트 따위 없겠지.

뭐, 천둥으로 눈을 뜨는 일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데 누군가와 같은 이불에서 자는 건 도대체 얼마 만일까.

정확한 기억은 거의 없다.

뭐, 그런 일은 아무래도 좋다.

지금 이렇게 유키노시타 유키노가 여기에 있는 걸로 충분하다.


49: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16:49:40.91 ID:UFoBidbX0

눈을 뜨자 오전 11시. 너무 잤나……?

슈퍼히어로 타임하고 프리큐어를 완전히 놓쳤다.

아니. 뭐, 녹화해뒀으니 나중에 볼 수 있지만.

문제는 리얼타임으로 보지 못했다는 거란 말이지.

밖을 보자 비가 오고는 있지만 그 정도로 세진 않다.

뭐하면 가랑비라고 해도 되겠지.

그리고 떠오른 어제일…….


하치만「나, 그 녀석하고 연인이 된 거였지……」 


그리고 떠올랐다.

하치만「어라, 나 어제 유키노하고 같이 자지 않았나?」 


하지만 내 방에 유키노시타 유키노의 모습은 없다.


하치만「어라? 꿈이었나? 꿈이었던 거야? 뭐, 그렇겠지. 그 유키노시타가 나하고 연인이 된다니……」 


하치만「아니, 그럴 리 없어! 그런 일이 있을까 보냐! 맞아, 그거다. 분명히 코마치 방으로 돌아갔든가, 내 아침밥을 만들러……」


그렇게 말하며 나는 코마치의 방으로 향한다.


드륵

하치만「어이, 유키노. 있어?」 



거기에는 아무도 없다.


아, 밑에 있나? 거실이구나.

거기에 없으면 완전히 꿈이겠지?

아니, 거실에 있다. 꼭 있어!

그렇게 새삼스레 스스로에게 말을 걸며 거실로 향한다.


50: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17:10:36.32 ID:UFoBidbX0

- 거실 -

하치만「어……라……?」 


거기에는 아무도 없다. 어라, 진짜로? 정말로 꿈?

꽤 리얼한 꿈이었네.


일단 졸음 좇기 위해 MAX 코피라도……

부엌에 있는 냉장고에 손을 뻗는다.


하지만 거기서 위화감을 느꼈다.


부엌에는 아침밥과 메모가 있었다.

「늦잠꾸러기. 아침밥이야. 나는 일단 집에 가서 갈아입을 옷을 들고 올게.」 


아, 뭐야. 갈아입을 옷을 가지러 갔던 거구나.

뭐, 빗줄기도 약해졌으니 문제없나. 게다가 코마치 옷은 좀 그렇고.

사이즈 안 맞을 테지. 어딘지는 말 안 하지만.


조금 이른 아침 겸 점심을 마치고, 유키노가 돌아오는 걸 기다리며 녹화해뒀던 슈퍼히어로 타임과 프리큐어를 본다.

뭐냐고…… 보라는 쭉 같이 활동하는 거 아니었냐고.

모처럼 남자 5명 여자 2명 편성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현관에 있어야 할 내 열쇠가 없었다. 유키노시타가 가져간 걸까.

뭐, 내가 자고 있는데 안 잠그고 나가는 것도 위험하니까 말이지.


그다지 바이크에 안 타는 마법사 라이더를 보고 있자니 메일이 왔다.

어차피 메일 매거진 같은 거겠지만, 일단 확인한다.


발송인은……

「얏하로! 힛키, 오늘 한가해(´・ω・`)? 문화제때 말했던 허니토스트! 오늘 가자! 오늘! ( `・ω・´)」 


유이가하마였다…….


52: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17:50:07.37 ID:UFoBidbX0

귀찮아……. 무시할까…….

아니, 이 녀석 무시하면 전화하니까 답신하지 않으면 재미없다.

그것보다 이미 유키노하고 사귀고 있으니 둘이서 만나는 건 곤란하겠지.

아무리 사귀기 전의 약속이라고 해도. 이건 분명히 거절해야 한다.


「미안, 무리야.」 


송신. 이걸로 좋아, 하고.


바로 답신이 왔다


「뭐어, 힛키. 무슨 할 일 있어?(´・ω・`)」 


어떻게 하지. 뭔가 추궁당하기 시작했다.

유키노와의 관계를 내가 마음대로 밝힐 수도 없잖아.

이런 건 둘이 이야기하지 않으면.

게다가 세 명 있는 부활에서 두 명이 사귄다면 보통 남은 한 명은 어색해진다.

그 타개책을 생각해둬야 한다.

유이가하마는 아마 유키노의 유일한 친구다.

그 유일한 친구와 소원해지는 건 불쌍하다.


이 경우 올바른 처리법은 뭘까? 나는 곰곰히 생각해본다.


그리고 나온 결론은 이렇다.


「미안. 오늘하고 내일은 좀 바쁘다. 그럼.」


이걸로 됐다. 하는 김에 내일이라고 하는 선택지도 잘라 버린 게 깔끔하다.


답신은 바로 온다.


「힛키가 바쁘다고!? Σ(゚д゚lll) 응, 알았어! 그럼 학교에서 봐( ´ ▽ ` )/」


뭔가 실례되는 말을 들은 거 같은 기분이 든다.

뭐, 바쁜 일 따위 거의 없으니까 말이지…….


55: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20:20:32.39 ID:UFoBidbX0

드륵

유키노「다녀왔습니다, 하치만.」

이럭저럭하고 있는 사이에 유키노가 돌아왔다.

새삼 유키노와 사귀고 있다는 게 실감 나 나는 얼굴이 풀어졌다.


유키노「무슨 일일까……? 갑자기 히죽히죽하고는……. 눈도 썩어있고…… 기분 나쁜걸.」 


확실히 지금 같이 느슨해서는 아무리 내 얼굴이 좋아도 상당히 기분 나쁜 얼굴을 하고 있었을 테지.

왠지 모르게 알 것 같다.


하치만「눈이 썩은 건 원래부터 그래. 아니, 유키노가 와서 조금 안심했던 거야. 일어나니까 없었으니까 말이지. 깜짝 놀랐어. 아, 아침밥 땡큐. 맛있었어.」 


유키노「그, 그래……고, 고마워……. 그래서 너, 도대체 몇 시에 일어난 거야?」


하치만「아, 11시 정도일까.」 


「그러면 점심은 아직 이르겠네.」 


현재 13시.


하치만「그러네. 아, 네가 배고프다면 그걸로 맞추도록 해. 배불러서 먹지 못할 정도는 아니니까.」 


유키노「난 집에 가서 아침을 먹었으니까 그렇게 배가 고프지 않아. 마침 비도 그렇게 안 내리고 있으니, 저녁 찬거리 미리 사러 갈 생각이었는데……」


하치만「아, 그럼 나도 갈게. 슈퍼 어딘지 잘 모르잖아? 게다가 너한테 무거운 짐을 들게 하는 것도 미안하고. 가는 김에 어디서 점심 먹고 오자.」


이렇게 티 안 내는 다정함. 아, 방금 거 하치만적으로 포인트 높네.


유키노「응, 그렇게 하자. 그럼 갈까. 하치만.」 


이렇게 우리는 사귀고 첫 데이트 겸, 저녁 찬거리를 사러 갔다.


57: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20:39:58.61 ID:UFoBidbX0

- 가는 도중 -

하치만「그러고 보니, 아까 유이가하마한테서 메일이 왔는데……」


유키노「어머, 어떻게 된 일일까. 하치만에게 메일이라니.」 

살짝 유키노가 못마땅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기분 탓인가? 기분 탓이라고 말해줘.


하치만「자, 이거.」

설명하는 게 귀찮아서 휴대폰 화면을 보여준다.

내 메일 화면은 채팅 형식으로 되어있는 까닭에 내 송신 메일도 필연적으로 보인다.

뭐, 이상한 말 적지 않았으니 문제없겠지.


유키노「그래. 그래서 너는 언제 유이가하마와 놀러 가는 거야?」꿀꺽

꽤 좋은 미소. 하지만 그 미소가 반대로 무섭다.


하치만「아니, 안 간다. 다른 녀석이 있으면 몰라도 둘이서는 절대 안 가.」 


유키노「왜?」

유키노는 멍한 얼굴로 묻는다.

어이어이, 모르는 거냐.


하치만「아니, 상식적으로 생각해봐. 여자친구가 있는데 다른 여자하고 단둘이서 놀러 가는 건 보통 바람 피우는 거 아니야?」 


유키노「바람……이라고 생각하는 건 네가 유이가하마에게 그런 감정이 있으니까 그러는 게 아니라? 아니야?」빤히

어라, 무섭다. 이번에는 웃는 얼굴이 아니게 됐다고?

이대로는 안 된다. 빨리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이대로라면 하치만의 라이프 포인트가 줄어들 뿐이다.


58: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21:01:29.83 ID:UFoBidbX0

하치만「아니, 그런 감정 없으니까. 내가 관심 있는 여자는 유키노하고 코마치뿐이다.」 

그만 코마치의 이름이 나와버렸다. 여기서 베스트 답변은 분명 관심 있는 건 유키노뿐이다.

이렇게 말했어야 하는데 여동생으로의 애정이 너무 깊은 나머지 무심결에 나와버렸다.




유키노「코마치가 포함된 걸 보니…… 변함없이 시스콘이네……. 뭐, 좋아. 코마치 이외는 나만이라는 뜻이니…… 그…….」


하치만「그…… 뭔데.」

이상하게 유키노가 머뭇거려 재촉의 의미를 담아 물어본다.


유키노「너, 너의 말…… 믿을게…….」


하치만「그래, 믿어줘. 그래서 유이가하마의 건 말인데. 그 녀석한테 우리 일을 어떻게 설명할까?」 


유키노「그러네…… 생각해봐야겠네…….」


하치만「그래서 좋은 생각 있어? 뭐, 너한테 물어도 솔직하게 말한다는 답밖에 없을 것 같지만…….」


유키노「그렇네…… 숨겨도 어쩔 수 없고. 솔직하게 말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닐까?」


하치만「그래. 그 방향으로 가는 걸로 결정이다. 그래서 문제는 말이지. 그 녀석은 눈치 보는 타입이잖아? 그러니까 우리가 사귀고 있다고 말하면 봉사부에 안 오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전에 그랬던 것 같이.」 


유키노「그러네……. 그때 시작은 달랐다고 하지만, 우리가 사귀고 있다고 착각했을 때도 좀 불편했던 것 같았으니…….」


59: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21:04:36.02 ID:UFoBidbX0

둘 다 좋은 안도 없어 침묵을 지킨다.


유키노「히라츠카 선생님한테 상담해볼래……?」

유키노가 입을 연다.


하치만「아니, 히라츠카 선생님은 안되지. 연애 관련이 아니면 괜찮겠지만, 이번에는 히라츠카 선생님이 제일 싫어하면서 불편해할 연애 관련이다. 좋은 어드바이스를 받을 수 있을 거로 생각하지 않아.」 

오히려 내가 얻어맞을 것 같아 무섭다. 불편하면서 생명의 위기를 느낀다.

빨리, 빨리 누군가 데려가줘! 나는 이제 데려갈 수 없으니까! 누군가!


유키노「그러네…… 일리 있어……. 역시 둘이서 어떻게든 해보도록 하자.」


하치만「그래. 뭐, 너희도 그때보다 사이가 많이 좋아졌으니, 솔직히 숨기는 거 없이 이야기한 후에 반응을 보면서 생각하자고.」 


유키노「……응, 그렇게 해야겠네. 네가 분명히 어떻게든 해줄 거지?」


하치만「선처하겠습니다…….」


유키노「기대할게, 하치만.」


하치만「과도한 기대는 말아 주세요.」


그렇게 하는 동안에 모 쇼핑몰에 도착했다. 여기라면 찬거리도 살 곳도, 음식점도 있다.

원한다면 게임센터도 있다. 아, 그렇다. 스티커 사진 찍어야지. 연인이니 찍어도 이상하지 않잖아.


하치만「저기, 유키노」 


유키노「무슨 일이야?」


하치만「스티커 사진 찍지 않을래?」


유키노「스……스티커……? 뭐야…… 그거……?」 

아, 이 녀석 스티커 사진 모르는 건가. 벌써 유이가하마가 가르쳐줬을 거로 생각했는데.


하치만「음, 그게 간단하게 말하면 스티커가 되는 사진이야. 연인끼리 서로의 핸드폰에 붙이거나 하지. 또 데이터화 되니까 대기화면으로 하기도 하고.」

(역주 : 원문은 あとデータになるから待ち受けにしたりとか。) 

뭐, 나도 주워들은 것뿐이라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말이지. 왜냐하면 외톨이고.

그런 거 자랑하는 친구 없고.


하치만「그……사귀게 된 기념으로…… 어때?」 


유키노「그래…… 사진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런 거라면…… 상관없어. 찍자.」


그런 사정으로 우리는 스티커 사진 코너를 향했다.

커플 전용 코너도 두렵지 않다. 이제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


62: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4(日) 22:57:53.66 ID:UFoBidbX0

우리는 스티커 사진 코너에 들어가, 전에 토츠카와 찍었던 때와 같은 기계를 골랐다.

안에 들어가자 유키노는 두리번두리번한다.

유키노「하치만. 너, 너는…… 누군가하고 찍은 적 있어?」


하치만「응. 전에 토츠카하고 찍었어.」

자이모쿠자는 벌써 잊어버렸다. 사실 그 녀석은 마음대로 들어왔을 뿐이니까 말이지.

젠장, 애써 찍은 토츠카와의 커플 사진을…….

(역주 : 원문은 戸塚とのツーショットを・・・。)


유키노「그럼, 부탁할게…… 이것저것…….」 

이것저것이라고 하는 건 기계조작을 말하는 거겠지.

사실 나도 잘 모르지만. 아마 기계가 유도해주겠지.

흐름을 따르자. 흐름을 따르는 건 내 특기이기도 하고.


그런 연유로 돈을 넣고 기계음에 따라 진행한다.

고양이 프레임도 있어서 골라두었다.


하치만「자, 자. 찍을게」 


유키노「으, 응.」


뭔가 기계가 껴안으라든가 핑크빛 느낌으로 라는 식으로 이러쿵저러쿵했지만 무시다.

그런 부끄러운 짓은 무리. 절대 무리.


6장 다 서로 포즈도 없이 그저 서 있기만 한 스티커 사진이 되고 말았다.

뭐, 내 표정이나 시선은 미묘하게 바뀌었지만……. 거의 오차 범위다.

토츠카하고 찍었을 때는 더블 피스 같은 걸 해버렸지만 그건 토츠카가 포즈를 정한 거라 토츠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 증명사진이 됐을 게 틀림없다.

이런 때, 어떤 얼굴을 하면 좋을까, 모르겠다.

그건 유키노도 같겠지. 웃으면 좋다고 생각해.

그런 말 하고 싶었지만 나도 웃지 않으니 그런 말 못한다.

스티커 사진은 다음에 설욕하러 와주마. 토츠카랑 연습하고 나서.


참고로 낙서 같은 건 서로 별말 적지 않았다.

기껏 날짜를 넣은 것과 사귀게 됐습니다, 하는 정도다.

하지만 유키노는 스티커 사진 낙서에도 글씨가 예쁘다. 위에 "참 잘했어요" 찍어주고 싶을 정도다.

이러니저러니 해서 우리의 첫 스티커 사진 찍기는 끝났다.


68: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5(月) 20:59:23.82 ID:uEg+6X6j0

하치만「점심 먹을까?」

슬슬 아랫배가 고파온다.

시간도 점심때를 꽤 지나있다.

평소 혼잡한 음식점에도 줄 서지 않고 들어갈 수 있을 정도다.


유키노「그래…… 슬슬 먹을까.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하치만「음, 그러네. 딱히 없어. 유키노는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뭐 먹고 싶어? 하는 말 들어도 평소 딱 떠오르는 게 없다.

게다가 대부분 코마치가 원하는 대로 된다.

그래서 나는 혼자서 먹을 때 외에는 그런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다.


유키노「그러네…….」 

유키노가 고민한다.


결국 유키노한테서도 특별한 안이 나오지 않아, 우선 분위기 좋은 느낌의 양식집이 눈에 들어와 그 곳에서 점심을 먹고, 저녁 찬거리를 사러갔다.


69: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5(月) 21:22:59.82 ID:uEg+6X6j0

하치만「저녁은 뭐로 할지 생각해뒀어?」


유키노「아니, 아직 아무것도 생각해둔 게 없는데……. 하치만은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가장…… 아까 점심도 특별히 먹고 싶은 게 떠오르지 않았던 너한테 저녁 이야기를 해봐야 별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하치만「쓸데없이 대미지를 가하는 건 그만둬. 먹고 싶은 거 있어? 라고 물으면 좋잖아.」

여자친구가 돼도 변함없이 독설은 계속되는 거네.

뭐, 사귀기 전보다 줄었다고는 생각하지만.

이제부터 계속 데레해주지는 않으려나?

데레농으로 진화 안 하려나? 아, 츤은 좋지만 얀만은 붙지 않도록 해주세요.

그런 어둠 속성 필요없으니까. 진짜로 부탁드립니다.

얀은 빼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


하치만「응, 리퀘스트 있다고. 그래도 유키노라면 간단하게 만들 수 있을 거야.」


유키노「무슨 요리야? 일단 들어봐는 줄게.」


하치만「햄버거하고 카레다.」

햄버거하고 카레는 상성이 좋다. 슈퍼 등지의 햄버거 카레는 꽝이 많지만 요리고수가 만드는 햄버거와 카레는 찰떡궁합이다.

핑크 머리에 엄청 강하면서 고소공포증에 조금 가슴이 얇은 모 학생회장도 햄버거와 카레는 좋아한다고 하잖아.


유키노「퍽 애 같은 조합이네. 뭐, 간단하고, 네가 먹고 싶다고 한다면 오늘은 그걸로 하자.」 


하치만「어, 땡큐. 기대할게.」


메뉴도 정했고, 각각의 재료도 사 계산을 마치고 귀가한다.

더는 효율성 중시라는 말로 따로 쇼핑하거나 하지 않는다.

이유는 묻지 마라. 부끄럽다.

유키노도「그럼 난 햄버거 재료 사 올 테니까」 

라는 말 안 했으니 같은 기분이겠지.


돌아가는 길도 특별한 이벤트는 없는, 무사귀가였다.

사실은 우산도 같이 쓰고 손도 잡고 하고 싶었지만 말이지.

비 오고 있는 데다 나 짐 때문에 한 손밖에 못 쓰기도 하니, 하는 수 없지.


75: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6(火) 20:59:03.16 ID:D42T11Gf0

유키노「그럼 난 저녁 만들 테니까 너는……」


하치만「아, 나도 도울게.」 

햄버거와 카레를 한 번에 만드는 건 꽤 귀찮다.

모처럼 둘이 있는데다 나도 그런대로 요리는 하는 편이다. 여기서는 도와야겠지.

게다가 집사도 학생회장도 분담해서 햄버거하고 카레 만들었고 말이지.

뭐, 난 그 집사 정도로 요리 잘 하지는 않지만.

그것보다 뭐냐고, 그 집사? 왜 그렇게 갖가지 일에 능통한 건데?


유키노「아니…… 그래도……」


하치만「아니, 둘이서 하면 금방 끝나고, 혼자서 만들게 하면 미안하잖아. 신혼 같아서.」

그만 이상한 말을 입 밖에 내고 말았다. 그래도 우리 집에서 유키노와 둘이서 요리라니 다음이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으니.

오늘을 헛되게 보낼 수는 없지……!


유키노「시, 신ㅎ……!? 너, 너, 너, 너 말이야…… 도,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하, 하지만 그,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상관없지만……///」

아, 부끄러워하는 유키노 귀엽다. 괴롭히고 싶어졌지만, 이 이상 하면 위험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할 거나 하자.


하치만「그럼 난 카레 쪽이면 되겠지?」

만든다면 카레 쪽이 자신이 있다. 유키노는 둘 다 만들 수 있으니 나는 내가 잘하는 걸 하자.

유키노「응. 그럼 내가 햄버거네.」

그렇게 말하고 둘은, 요리를 시작했다.


요리 중에 저거 집어달라거나, 살짝 손이 스치는 거나 하는 건 꽤 좋은 경험이구나.


77: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6(火) 22:47:02.83 ID:D42T11Gf0

식사 후, 유키노가 설거지를 하는 동안, 나는 욕조 청소.

혹시 같이 들어가는 건가? 아니…… 그건 아무래도 아직 이르겠지…….

그리고 보니 묻지 않았는데 저 녀석 오늘도 자고 가는 건가?

아침에 옷가지 가지러 갔다 왔으니까 자고 가겠지.

일단 어제보다 정성스레 닦아 두었다.


하치만「욕조 청소 끝났어.」


유키노「수고했어. 뭐 마실래?」

유키노는 예전에 설거지를 끝낸 것인가, 조금 유유자적한 듯이 보였다.


하치만「응. 그럼 보리차로」

왠지 모르게 MAX 커피를 마실 기분이 아니었다.


유키노「여기, 보리차. 그…… 오늘은…… 너부터 목욕하도록 해.」

(역주 : 일본에서 목욕은 집안 서열 순서대로 함. 단 손님이 있으면 손님이 제일 먼저.) 


하치만「땡큐. 어, 괜찮아? 어제는 안된다며.」


유키노「응. 괜찮아.」


하치만「OK. 그럼 먼저 들어갔다 올게.」


유키노「사실은 어제도 괜찮았지만……」중얼


하치만「어, 뭐라고 했어?」 


유키노「아, 아무 말도 안 했어. 눈만이 아니라 귀까지 썩어버린 거야?」 


하치만「네에네에……. 죄송합니다. 아, 그러고 보니 오늘도 자고 가는 거지?」


유키노「응, 그래. 안될까?」


하치만「안될 리가 없잖아. 점심때보다 빗줄기도 세고. 게다가…… 그……」

이다음을 말하는 게 조금 부끄러워졌다.


유키노「뭔데?」

하치만「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유키노「아무것도 아니라니 뭘까……. 좀 신경 쓰이지만 알겠어. 빨리 들어가는 게 어때?」


하치만「그, 그래. 그럼 갔다 올게.」

네가 자고 가는 편이 기쁘다는 말은 역시 부끄럽다.

생각해보면 어제 오늘 좀더 부끄러운 말을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그건 떠오르지 않는 것으로 하자.

한밤중 이불 속에서 떠올리고「아아아아아아아」하는 상태가 되어 못 자게 될 것 같다.


79: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7(水) 01:17:43.91 ID:J9iIQK1d0

- 욕조 -

일단 내 몸을 공들여서 닦아두자.

아니, 지금부터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게 아니다. 졸업식 같은 거 없어.

왜냐면 피임도구 안 샀고……. 그러니까 그런 건 아직 이르다니까!

공들여 닦는 건 그거다. 그게, 아마 같이 자니까…… 그…… 아무것도 아니다.

이제 나가자.


하치만「목욕, 다 했어.」


유키노「그럼 나도 들어갈게.」 


하치만「그래, 갔다와」


그리고 보니 오늘은 천둥이 한 번도 없었다. 아쉽다.

부탁합니다, 천둥의 신이시여. 조금만 더 무서워하는 유키노를 보여주세요.


하치만「기우제라도 지낼까…….」

기우제라고 해도 비는 정도다. 제물을 바치거나 하지는 않는다.

진짜로 오지 않으려나…….


유키노「너……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유키노가 목욕을 마치고 나왔다.


하치만「앗!? 아, 아니. 아아무것도 아니야!」


유키노「그 반응…… 어차피 제대로 된 생각이 아니었지……?」


하치만「그럼, 이제 자자고.」 


유키노「아직 21시인걸……. 꽤 이른데.」


하치만「그, 그러네. 좀 더 깨어있을까.」 


유키노「그럼, 뭘 할까.」 


하치만「그런 말 들어도 말이지…….」

치바 현 횡단 울트라 퀴즈는 이미 했으니. 아, 카마쿠라 내세우면 유키노는 카마쿠라에게 몰두할 터다. 어라, 그런데 오늘 카마쿠라 한 번도 못 봤네. 그 녀석 어디 간 거냐, 중요한 순간에……. 젠장, 뭐할지 떠오르지가 않아.


유키노「나, 조금 해보고 싶은 일이 있는데……」


하치만「응, 뭔데?」


유키노「그건 비밀.」

유키노는 킥하고 웃는다.


하치만「아, 왜일까. 신경 쓰이잖아.」 


유키노「뭐…… 하치만은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면 돼.」 


하치만「그, 그럴까…….」


유키노「그럼 난 잠깐 갔다 올 테니까. 여기서 움직이지 마?」


하치만「으, 응……」

왜일까. 왜인지 몹시 싫은 예감이 든다.


83: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7(水) 20:59:17.09 ID:J9iIQK1d0

- 하치만의 방 -

유키노「그럼, 남자애들 대부분은 방에 그거를 갖고 있다고 하지만…… 하치만은 갖고 있을까…….」 

그거……라는 건 일반적으로 말하는 야한 책을 가리킨다.


유키노「침대 밑…… 책상 안…… 책장…… 장롱 안…… 순으로 찾아보자.」


찾기를 15분

유키노「한 권도 나오지 않았다……. 안심했어. 후우……. 밑으로 돌아갈까.」 


- 거실 -

하치만「어, 유키노. 이제 괜찮아?」


유키노「응, 이제 충분해. 네 방에는…… 그…… H한 책 같은 없어서 안심했어.」


하치만「어, 어어……. 그런 거 가지고 있을 리 없잖아.」

뭐야, 이 녀석 야한 책 찾고 있던 건가.

위험해. 요전에 전부 버리고 네트에서 동영상 찾아다니는 쪽으로 전환해서 다행이다…….

유키노라면 야한 책 같은 거 찾는 날에는 엄청나게 매도해 올 테니까 말이지…….


84: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7(水) 21:39:28.62 ID:J9iIQK1d0

그다음 시간은 퇴폐적으로 TV를 보거나 독서를 하거나 했다.

그리고 23시 반 경, 둘이서 잘 준비를 한다.

하치만「저기, 오늘도 같이 잘까?」


유키노「괘, 괜찮을까? 그…… 불편한 거…… 아니야?」 


하치만「아니, 불편할 리 없잖아.」


유키노「그럼…… 네가 괜찮다면…….」


그렇게 오늘도 같이 자는 것으로 됐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처음부터다.


- 하치만의 방 -

하치만「그, 그럼…… 전기 끈다?」


유키노「그래.」


전기를 끄고, 나도 유키노가 있는 이불에 들어간다.


유키노「저, 저기 하치만. 부탁이 있는데…….」


하치만「응, 뭔데?」


유키노「그…… 그게…… 파, 팔……」


하치만「어, 뭐라고?」


88: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8(木) 22:19:47.72 ID:dYdaJZJe0

유키노「파, 팔베개를…… 해달라고 했는데……///」

역시 부끄러워하는 얼굴은 굉장히 귀여운 거구나.

아니, 평소에도 귀엽지만 말이지.


하치만「아, 어어. 자.」

난 왼팔을 뻗어, 유키노 머리 밑으로 집어넣는다.

유키노 머리의 무게가 왼팔에 전해온다.

왠지…… 어제보다 흥분되네. 큭…… 가라앉아라! 내 왼팔이여!


유키노「그…… 그게…… 고마워……///」


팔베개를 하자 유키노의 정수리가 꼭 내 턱 근처에 온다.

곧 유키노와 눈이 마주치면 항상 유키노 쪽에서 올려보게 된다.


왜 유키노가 올려보는 건 이렇게 귀여운 걸까.

유이가하마도 꽤 그렇지만, 유키노한테는 도저히 이길 수 없구나.

그래도 토츠카는…… 토츠카가 올려다보는 눈은……!


……토츠카를 생각하는 건 잠시 그만두자.


89: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8(木) 23:38:38.30 ID:dYdaJZJe0

그런데 여자친구가 내 팔에서 자고 있다고 하면……

정말로 아무것도 안 하고 하룻밤 보내는 고교 2년생이 있는 건가?

그 답은 분명「부」겠지.

지금까지 외톨이로 일관하고, 연애를 하지 않아 왔던 나에게조차 이런 갈등이 생기는구나.

키스 정도라면…… 괜찮을까……?

이런 때는 천사 하치만과 악마 하치만이 속삭여서 날 어지럽게 해야 하지 않냐고.

뇌내에서도 외톨이인 거냐? 팽팽 뇌내회의 하는 일 없냐고?


유키노「하치마……만……?」


하치만「헉!? 뭐, 뭐야?」


유키노「아까부터 어떻게 된 거야? 뭔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이 보이는데…….」


하치만「아, 아니. 아, 아무것도 아니야. 응.」

유키노와 키스하고 싶다는 말 못하지……. 부끄럽고.

그…… 뭐랄까 하자는 말이 아니라 좀 더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하고 싶다.


유키노「하치만, 거짓말은 못 써.」


하치만「왜, 왜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데.」


유키노「좀 동요하고 있고…… 게다가…… 입을 내밀고 있던걸?」 


들켰구나……. 어라, 나 표정에 다 드러나는 건가?


하치만「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유키노「하・치・만?」

평소와 같이 살짝 기분 좋은 미소. 암순응 덕분인지 이제 똑똑히 보인다.

이 미소 꽤 무섭지…….

이제 말하는 수밖에 없나…….


90: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8(木) 23:50:44.44 ID:dYdaJZJe0

하치만「알았어. 말할게. 솔직히 말한다.」 

나는 이제 체념하고 말하기로 했다.


유키노「응. 그럼, 부탁해.」 


하치만「저기, 말하기 전에 말이야. 그…… 우, 웃지 않기다?」 


유키노「그래」


하치만「그, 그리고 말이야. 깬다고 하거나…… 싫다고 하기…… 없기야……?」


유키노「그래. 내가 너를 싫어하게 되는 일은 있을 수 없어.」


하치만「너, 지금 엄청난 말을 아주 매끄럽게도 하는구나. 매실주라도 그렇게 매끄럽지는 않을 거라고. 마신 적 없으니까 모르지만.」


유키노「그럴까? 사실을 말한 것뿐인걸…….」


나는 이 녀석이 어디서 부끄러워하는지 모르겠다…….

알기 쉽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구나…….


하치만「그럼…… 마, 말한다……?」


유키노「응. 해봐.」


하치만「나……나는……. 유, 유키노하고……. 그, 그……키, 키……스……. 키, 키스하고 싶어.」


92: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9(金) 01:04:48.28 ID:aPxlqYd+0

말해버렸다. 말해버렸다고. 다음은 유키노의 대답을 기다리는 것뿐이다.

하치만 한 마디 말한 것뿐인데 너무 부끄럽잖아, 이 대사.

아직은 사랑한다고 하는 쪽이 더 쉽다.


유키노「!?……아, 그게……그……」


어라, 유키노도 혹시 예상외?

역시 곤란하겠지. 남자친구라고는 하지만 갑자기 그런 말 하면.


하치만「아, 아니…… 그게. 꼭 하고 싶다는 말은……」


유키노「…………」


유키노의 얼굴을 보자 유키노는 눈을 감고 있었다.

뭐야, 이거. OK인 거야? 받아들일 만반의 준비를 했다는 말!?

하치만, *출격합니다! 로 괜찮은 거야?

(역주 : 원문은 いきまーす!)


하치만「유……유키노……」 


유키노「하치……만…….」


다가가는 입술. 느껴지는 한숨. 그건 확실히 느껴진다.


그리고 -


107: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9(金) 21:23:02.30 ID:aPxlqYd+0

하치만・유키노「음……」


둘의 입술이 확실하게 겹쳐졌다.

몇 초 정도 지났을까. 시간감각 같은 거 전혀 모르겠다.


잠시 떨어진 입술.


하치만「유키노……」


유키노「하치만……」

한 번 서로 이름을 부르고, 무언가를 확인한다.

그 무언가는 입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전해진다.


마치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듯이 다시 한 번 입술이 겹쳐진다.

내 인생에서 이 정도로 농밀하고, 행복한 시간이 있었던가.

명백히 지금이 피크라고 말해도 틀림없겠지. 지금 행복하다. 무지 행복하다.


이 분위기라면 좀 더 앞으로 나아가도 되지 않을까.

그런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몇 번이고 말했듯 지금은 피임도구가 없다.

이 이상은 무리다.


유키노「하, 하치만…….」


하치만「응, 왜 그래?」


유키노「그…… 그게…… 키, 키스……로 끝이야……?」


108: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9(金) 21:23:45.07 ID:aPxlqYd+0

이 녀석은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냐.

키스로 끝? 이라는 말은 그 이상도 OK라는 뜻이지요?

나한테 좀 더 해줘 라는 말이지요?


하치만「아, 아니…… 그게…… 지금 콘돔 없어서……」


유키노「저기…… 난…… 없어도 상관없는데……」 


……뭐? 이 녀석 진짜로 무슨 말하는 거야?

생으로 괜찮다는 말인가요?

아니, 임신하면 어떻게 하냐고.


하치만「아니, 내가 곤란해. 임신이라도 하면 어떻게 해.」 


유키노「하치만의 아이라면…… 상관없어…….」


아…… 신이시여, 도와주세요. 저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하치만「어・쨌・든・안・돼! 오늘은 이제 자자. 그, 그…… 이다음은 다음번에…… 제대로 준비하고 나서 하자…….」


유키노「그, 그렇네……. 그렇게 할까…….」


하치만「그럼. 잘 자, 유키노.」 


마지막으로 또 한 번 키스를 한다.


유키노「응. 잘 자, 하치만.」


이렇게 우리의 두 번째 밤은 끝을 맞이했다.


109: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09(金) 22:12:22.93 ID:aPxlqYd+0

- 삼일째 아침 -

하치만「음……」

눈을 떴다. 시간을 확인했다. 아침 9시.

가족이 돌아오는 건 점심 지나서라고 들었다.

일단 가족이 돌아오기 전에 유키노는 보내자.


유키노「아, 하치만. 잘 잤어.」

나와 이어지듯 유키노가 일어났다.


하치만「어. 아침 만들 테니까 잠깐 기다려줘.」


유키노「아, 그건 내가…….」


하치만「괜찮으니까. 아직 졸려 보여. 세수하고 와.」


유키노「그, 그래…… 그럼…….」

나와 유키노는 침대에서 일어나서 방에서 나가려고 했다.


유키노「아, 하치만…… 그게…… 음……」 

유키노가 얼굴을 붉히고 무언가를 말한다.


하치만「응, 왜 그래?」


유키노「아, 아침……그……」 


하치만「???」

나는 뒤를 듣지 못해 의미를 알 수 없어 의아해했다.


유키노「아, 아침……키, 키스를……」


하치만「아, 어……」


그 말을 듣고 입술을 겹쳤다.

설마 유키노가 이런 걸 해달라고 졸라댈 줄은 몰랐다.

하지만 이런 부탁을 하는 유키노도 무지 귀엽다.


하치만「아, 유키노. 가족은 점심 무렵에 오기로 되어 있어. 일단 그때까지는 돌아가 줄래? 부모님께 소개는 다음에 정식으로 할 테니까.」


유키노「그, 그래. 알았어. 확실히 지금 마주치는 건 조금 곤란하기도 하니.」

그렇다. 보통이라면 자기들이 여행 간 사이에 아들이 여자 데리고 들어와서 돌아왔더니 마주친다는 건 아웃이다.

뭐, 우리 부모님은 나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 없으니까 괜찮을지도 모르지만 만약을 위해서다.

유키노도 어색할 테고 말이지. 이런 건 빈틈없이 준비하고 나서 해야 하는 것이다.


하치만「그래서 말이지, 저녁쯤에 코마치 데리고 나갈 테니까, 같이 보고하자. 그럴 것이, 이번 일은 코마치의 공로가 컸기도 하니.」


유키노「그러네. 코마치의 덕이기도 하니까. 알았어.」

하치만「그럼 또 연락할 테니까. 부탁한다.」


유키노「응.」


나와 유키노가 사귀게 된 계기를 만든 건 틀림없이 코마치다.

유키노가 뇌우에 약하지 않았더라면-

같이 자지 않았다면-

큰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코마치가 유키노를 부르지 않았다면-

나도 가족여행에 갔더라면-

가족이 가족여행에 가지 않았다면-

내가 봉사부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내가 유키노와 만나지 않았다면-


게임셋 뒤에, 였다면, 라면, 이라고 말해봐야 끝이 없겠지.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는 센카와고교의 에이스 투수도 말했잖아.


그 뒤 우리는 아침을 만들고, 유키노와 먹고, 유키노는 일단 귀가했다.


114: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10(土) 14:08:17.05 ID:Ru+P0+TW0

코마치 귀가 후, 우리 3명은 사이제에서 모였다.

하치만「아, 코마치. 그…… 알겠지만 할 얘기가 있어.」


코마치는 싱글싱글하면서 듣는다. 아마 모든 걸 꿰뚫어보고 있겠지.


하치만「그게 말이지. 우리 사귀기로 했다. 네 덕분이야. 고마워.」


코마치「뭐어? 코마치는 아무것도 안한 걸?」


유키노「아니, 코마치가 나를 불러주지 않았다면 분명 이렇게는 되지 않았을 거야.」 


하치만「어이, 이렇게는 이라니 무슨 말이 그래.」


코마치「아니, 뭐, 그건 그렇지만요. 코마치가 유키노 언니를 부른 것만으로 사귀거나 하지는 않는 거 아닌가요.」


하치만・유키노「그, 그건……」

코마치「후후.」

코마치는 승리자의 얼굴을 하고 있다.


하치만「아니. 그래도 계기를 만들어 준 건 너야. 그러니까 가장 먼저 너한테 보고하려고 생각한 것뿐이다.」 


코마치「오빠……」 


하치만「그럼, 집에 갈까. 이야기도 끝났으니.」


유키노「그러네. 돌아가자.」


우리는 계싼을 마치고 사이제를 나온다.


하치만「그럼, 유키노. 내일 또 봐.」


유키노「응, 하치만. 내일 봐. 코마치도…….」


코마치「네! 그럼 다음에 봐요, 유키노 언니!」

(역주 : 여기서 유키노상에서 유키노 언니로 호칭이 바뀜.)


유키노「뭐……!?」


코마치는 자연스럽게 유키노를 언니라고 불렀다.

뭐, 우리가 결혼하면 자연스럽게 유키노가 코마치의 올케가 된다.

좀 설레발이지만 그렇게 부르는 날이 온다고 하면 지금부터라도……


그렇다면 하루노씨가 우리 처형이 되는 건가…… 뭔가 복잡한 기분이다.


115: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10(土) 14:38:21.37 ID:Ru+P0+TW0

코마치「오빠. 그러면 유이 언니는 어떻게 할 거야?」


하치만「뭐……」

아니, 유이가하마한테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생각하고는 있었다.

하지만 설마 코마치가 물어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하치만「아니,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그…… 코마치. 너는 어떻게 하면 좋다고 생각해?」


코마치「뭐, 그걸 코마치한테 묻기야? 그건 좀 코마치적으로 포인트 낮다고 할까……」 


하치만「아니, 너…… 알려줘도 괜찮잖아……」


코마치「아니. 그건 3명의 문제고, 코마치가 끼어드는 건 이상하다고 할까……?」


하치만「나와 유키노를 붙여놓고 그 대사…… 휴…….」


코마치「뭐, 둘이라면 어떻게든 되겠지! 꼭!」


이 녀석의 이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뭐, 최악의 경우 내가 봉사부에서 나가면 된다. 그러면 봉사부는 두 명이 된다.

세 명 있고 그중 두 명이 사귀기 시작해 어색해진다고 하면 그 원인을 배제하면 된다.

유키노와 헤어진다는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으니까 최악의 경우 선택지는 그 하나다.

하지만 이번 목표는 그게 아니라 최소 봉사부는 지금처럼 3명으로……남는 거다.

한 명이라도 빠지면 안 된다. 그게 나와 유키노의 희망이다.


내일…… 학교 가기 싫네……


118: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10(土) 23:54:59.69 ID:Ru+P0+TW0

학교. 결국 오고 말았으니…….

유이가하마도 토츠카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가온다.

뭐, 무슨 일이 있었던 건 나와 유키노의 사이지만.

그러니까 이 녀석들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가오는 건 당연한 일이기는 하지만.


- 방과후 부실 -

하치만「여어.」


유키노「안녕.」

부실에는 유키노 혼자만 있었다.


하치만「혼자……인가. 유이가하마가 무슨 말 했어?」 


유키노「아니, 아무것도 못 들었는데……」 


하치만「그런가…… 그럼 바로 오겠네.」

대부분 유이가하마는 마지막에 온다.

상위 카스트인 유이가하마다. 클래스의 누군가하고 잠깐 이야기하는 일도 있겠지.

그리고 수 분 후, 유이가하마가 왔다.

유이「얏하로!」 


하치만「여어.」


유키노「안녕.」


하치만「근데 말이야…… 유이가하마. 이야기할 게 있는데.」

이런 건 바로 말해버리자. 질질 끌어도 답이 없다.

게다가 이상하게 타이밍을 놓쳐버리면 말도 못하고 하교시간을 맞이하게 될 것 같다.


유이「응, 뭔데?」


하치만「아, 그게……. 그…… 뭐라고 할까…… 나하고 유키노…… 사귀게 됐다.」


119: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11(日) 00:14:38.06 ID:+VAn+xnM0

유이「뭐?」

유이가하마는 굳어졌다. 완전히 사고가 멈춘 것 같다.


하치만「어, 어이. 유이가하마? 여보세요?」


유키노「반응이 없네……. 유, 유이가하마? 들려?」


유이「……앗! 그, 그, 그게…… 뭐였지?」


하치만「아니, 그러니까. 나하고 유키노가 사귀게 됐다고 했어.」


유이「……그, 그런가……. 힛키하고…… 유키농이…….」


하치만・유키노「…….」

우리는 어색하게 얼굴을 마주한다.


유이「히, 힛키.」


하치만「응, 뭔데?」


유이「잠깐…… 단둘이서 말하고 싶은 게 있는데…….」


하치만「뭐, 그래…….」

나는 유키노의 얼굴을 쳐다봤다.

유키노의 눈은 갔다 오라고 하는 눈이었다.


하치만「그럼, 어디 갈까.」


유이「응, 그럼…… 옥상.」


122: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11(日) 01:02:50.92 ID:+VAn+xnM0

- 옥상 -


유이「히, 힛키…….」


하치만「응, 왜 그래?」 


유이「그…… 난…… 유키농한테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고…… 그…… 힛키가 유키농을 선택하는 것도 알겠어……. 내가 힛키여도…… 아마 유키농을 선택했을 거야.」 


하치만「…….」

나는 그저 입 다물고 듣는다.


유이「그래도 하나…… 말할게? 지금 말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거 같아.」


하치만「그래.」


유이「그…… 나는…… 나는……!」


유이「힛키가 좋아! 계속…… 계속 좋아했어! 도움을 받았을 때부터 계속 마음에 두고는…… 봉사부에 왔을 때, 쿠키 주고 싶었던 상대도 사실은 힛키였었고…… 그…… 그러니까…….」

유이가하마의 눈매는 이미 눈물로 넘칠 것 같았다.


하치만「유이가하마…….」


유이「나하고…… 사귀어줘.」



123: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11(日) 01:04:08.78 ID:+VAn+xnM0

하치만「미안…… 나 유키노 배신할 수 없으니까…….」


유이「아하하, 그렇겠지……. 응. 알고 있었어…….」

유이가하마는 이제 완전히 울고 있다.


하치만「미안해. 그래도 나도 유키노도 말인데, 너를 굉장히 소중하게 여기고 있어. 유키노라면 분명히 네가 최초의…… 그리고 가장 친한 친구야. 내가 이렇게 말하는 건 이상할지도 모르겠지만…….」 



유이「응. 알아…… 힛키하고 유키농이 괜찮다고 한다면…… 나 없어지거나 하지는 않을게.」


유이가하마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걸 눈치챘었나. 내가 마지막 말을 하기 전에, 울상이면서도 웃는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하치만「괜찮지 않을 리 없잖아. 오히려 이쪽에서 부탁하고 싶다. 뭐…… 고마워…….」


유이「그런데 힛키……. 하나 물어봐도 돼?」 


하치만「그래. 대답할 수 있는 범위라면.」 


유이「만약에…… 만약에…… 불꽃놀이 날……. 내가 고백했더라면……. 힛키는…… 어떻게 대답했을까?」 


하치만「모르겠어. 그런 만약의 이야기……. 생각해본 적도 없어.」 


나는 거짓말을 했다. 그때, 유이가하마한테 고백받았다면…… 사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때의 나는…… 유이가하마는 설마 나를…… 그런 생각, 그건 착각이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하고 자신에게 말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때, 고백받았다면 거절할 이유 같은 것도 분명히 없었다.

그래도 여기서 사귀었을 거다, 라는 말은 할 수 없다.


유이「조금은 생각해줘! 정말! 힛키 바보!」


그렇게 우리는 웃으면서, 부실로 돌아갔다.


125: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11(日) 01:27:34.23 ID:+VAn+xnM0

- 부실 -

하치만「다녀왔어.」

(역주 : 원문은 てでーまー。)


유키노「아, 어서와.」


유이「다녀왔어! 유키농!」


유키노「유, 유이가하마……」


하치만「아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유키노. 걱정하지 않아도 됐어. 너희들은 간단하게 갈라질 수 없다고.」

그렇다. 유키노와 유이가하마가 간단하게 친구를 그만두는 일은 없겠지.

오히려 이번 일로 둘의 사이는 한층 더 깊어졌지 않을까.

정말로…… 걱정할 정도의 일이 아니었다.


유이「힛키, 무슨 말이야?」


하치만「뭐?」 


유이「모르겠어?」


하치만「무슨 이야기인데.」 


유키노・유이「휴우…….」


하치만「어이, 뭐냐고. 둘이서 동시에 한숨을 쉬지 말라고.」


유이「힛키도, 그래?」 


하치만「뭐?」

점점 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


유키노「우리만이 아니라, 너도 포함해서 3명이라는 말이야. 특히, 나와 하치만은.」


유이「뭔가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 추가됐어! 유키농!」 


하치만「후…… 그렇지」

우리의 관계는…… 계속되면 좋겠네…….


128: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11(日) 02:16:58.26 ID:+VAn+xnM0

그리고 졸업 후-

나는 유키노에게 가르침을 받은 보람 있게도, 꽤 상위 레벨의 사립 문과에.

유키노는 목표로 하던 국립 이과에.

유이가하마는 레벨은 그럭저럭의 사립 문과.


집에서 나오고 싶지 않았던 나지만, 코마치한테 자취해! 하고 지겹도록 잔소리 듣고는 집에서 나와 자취를 하는 것으로 되었다.

결과적으로 유키노와 8할 동거 상태였으니 자취라고 해도 거의 경험하지 않았지만.


그리고 나와 유키노는 대학졸업 후에 순조롭게 입적.

유키노의 모친을 설득하는 건 힘들었지만, 하루노씨가 같은 편이 되주어서 어떻게 결혼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

우리 부모님은 말할 필요도 없이 바로 OK였다.


우리 결혼하고 5년 후.

토츠카와 코마치가 결혼했다. 토츠카 25세. 코마치

(역주 : 코마치 몇 살인지 원문에 안 나옵니다. 오타 같습니다.)

둘은 코마치가 소부고교에 입학하고 한 달 정도 후 사귀기 시작했다.

처음 사귄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깜짝 놀랐지만 솔직히 토츠카라서 안심했다.

토츠카라면 코마치를 맡길 수 있다. 진짜로 계속 친구 선언했던 카와사키 동생이 아니라 다행이었다.


그리고 30세가 된 지금. 나와 유키노는 두 명의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내 희망대로 유키노가 일하고, 나는 전업주부라는 형태로다.

유키노의 체력으로 출산은 힘들지 않았냐고 하면…… 매우 걱정했지만. 역시 어머니는 강했다.

참고로 두 명의 아이 중 먼저 태어난 게 남자애이고, 뒤에 태어난 게 여자애다.

남자애는 나와 닮았지만, 눈이 썩지 않았다. 눈이 썩지 않도록 교육하지 않으면…….

여자애쪽은 물론 유키노를 닮아있다. 장래에는 틀림없이 미인이다.

이 녀석들 시스콘이나 브라콘이 되지 않을까.

만약 내 여동생이 이렇게…… 같은 일이 된다면 어떻게 하지.

모의시험에서 A판정 받을 때까지 돌아오지 마! 라고 말하면 괜찮으려나.




유이가하마를 말하자면, 잘 모르는 회사에서 OL을 하고 있다.

지금도 독신. 인기라면 많은 듯하지만, 그다지 좋은 상대가 없다는 듯하다.


히라츠카 선생님은 변함없이 독신이었다. 지금은 학생주임을 할 정도로 출세했다.

우리가 결혼인사를 갔을 때, 굉장히 시무룩해했다. 그렇게 시무룩한 거 평생 잊지 못하겠지.

빨리…… 빨리 누군가 데려가줘! 되돌릴 수 없게 되어버려!


129: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11(日) 02:18:20.26 ID:+VAn+xnM0

- 고교졸업 12년 후, 어느 휴일 -

띵똥

초인정이 울린다.


하치만「문 열려있으니까, 들어와.」


유이「얏하로!」


유키노「안녕. 유이가하마.」


코마치「유이 언니, 얏하로예요!」


사이카「아, 유이가하마. 얏하로.」


유이「어라, 애들은?」

유이가하마가 주위를 둘러본다.


하치만「아, 오늘은 우리 부모님이 맡아주시기로 했어. 코마치네도」


코마치「네! 오늘은 OK가 나왔으니까요!」 


유이「그런가. 오랜만에 만나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나.」 


오늘은 오랜만에 모두가 모였다.

대학생 무렵 그런대로 모이기는 했지만, 사회인이 되고 나서는 좀처럼 시간이 나지 않았다.

특히 아이가 생기고부터.

하지만 각각 만나는 일은 있어도 1년에 1번은 반드시 전원이, 모이는 것으로 하고 있다.

애를 맡기는 게 가능한 때에는 애들 빼고 우리만 모인다.

히라츠카 선생님도 일단 부르기는 하지만, 일이 바쁘거나, 삐진 것인지

「그렇게 행복하다는 오라 전개인 곳에 갈 수 있냐!」하고 거절하는 게 대부분이다.

뭐, 어쩔 수 없을까. 우리 결혼 일찍 했고. 혼자 독신이지만.


하치만「그런데 유이가하마. 너 언제 결혼할 거야?」 


유이「시끄러워! 아직 나한테 맞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은 것뿐이야!」


유키노「대체, 언제 나타나는 걸까……. 그렇게 말하는 게 벌써 몇 년인지…….」 


유이「유, 유키농까지!?」


사이카「하하. 그래도 유이가하마라면 꼭 좋은 사람 만날 거야!」 


코마치「그래요. 언제 나타날지 모르니까 방심하면 안되는 거예요!」 


유이「으……응! 노력할게!」


이렇게 해서 지내고 있으면, 내 청춘 러브코메디도 잘못되지 않았던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이 행복이…… 영원히 이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내가 있다.

봉사부에 들어갔을 때 나와는 완전 타인이다. 변함없이 눈은 썩어있지만…….

아니, 그래도 역시……


유키노「하치만, 뭘 멍하니 있어?」


유이「그래, 힛키! 무슨 일이야?」


사이카「어떻게 된 거야, 하치만? 몸 안 좋아?」


코마치「뭐, 오빠가 멍하니 있는 건 항상 그러니까요.」


하치만「아, 아무것도 아니야. 잠깐 화장실 갔다 올게.」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 큰비로 유키노시타와 이틀밤 같이 보냈다. 완 -

posted by 일각여삼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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