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청춘 2014.03.04 01:54

やはり雪ノ下雪乃にはかなわない


원문출처 : http://matomeruu.doorblog.jp/archives/35293739.html


1: 黒猫 2013/12/18(水) 19:15:31.59 ID:zZX/D2Bw0

히키가야 하치만은 오늘도 씩씩하게 부실로 향한다. 주부 지망이라고는 하지만 지금 이 모습은 샐러리맨이라고 해도 될 정도이다.


평소와 조금 다르다고 한다면 남자 고등학생이 갖고 있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인형이 든 봉투는 들고 있다는 점이다.

반의 누군가가 이 모습을 본다면 이제는 인형 상대로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느냐고 *차가운 시선으로 자리를 뜨겠지.

(역주 : 원문은 ドン引きしてしまうだろう。)


그렇지만 그렇게 불쌍하게 보이지 않을 대책은 가지고 있었다.

교실에서는 아무한테도 들키지 않게 봉투 깊숙히 숨겼다.


즉흥적인 발상에서 시작된 이번 작전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이상으로 호기심 어린 시선이 집중되는 건 피해야 한다.


그렇다.

이 인형을 우연히 (이거 중요! 형광펜으로 밑줄 그을 것) 발견하는 인간은 한 명으로 족하다.


그런데 왜 형광펜으로 마크한 부분도 암기를 못 하는 걸까?

게다가 5색 마커로 눈이 따끔따끔할 정도로 교과서에 색칠하는 녀석일수록 시험 점수가 나쁘고 말이지.

그러고 보니 유이가하마는 십이색 형광펜 셋트 샀다고 부활에서 유키노시타한테 보여줬었지.


「여어.」


평소와 다르지 않게 인사한다. 평소에는 거의 말하지 않지만 말이지.


「어머. 기진맥진한 샐러리맨이 들어온 건가 생각했네. 히키가야 군, 안녕」 


「처음부터 나라고 알고 있었잖아. 그리고 나는 주부 지망이니까 *리만은 안 된다고.」 (역주 : 샐러리맨) 


「그건 아니지. 정확하게 말하자면 썩은 눈을 하고 사회의 평판을 떨어뜨릴 것 같은 사람을 아무도 고용하지 않으니까 샐러리맨이 될 수 없는 게 아닐까.」 


「완전 처음부터 나인걸 알았다고 자백하는 거지, 그거.」


유키노시타는 나와의 대화에 싫증이 났는지, 책으로 눈을 돌리려 했다. 하지만 유키노시타가 눈치채도록 천연덕스럽게 놓은 봉투에 눈이 멈춘다.

인형을 넣은 것치곤 작은 봉투에서는 판 씨가 얼굴을 내밀고 있다. 조금 생각하면 정말이지 부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사람을 속이기에는 너무 부자연스럽지만 사람을 놀리기에는 부자연스러운 편이 효과가 직방이다.


생각대로 유키노시타는 내 꾐에 넘어간듯 하다.

처음에는 곁눈질인 척하고 있었지만 호기심이 생겼는지 빤히 보고 있다. 얼마나 판 씨 좋아하는 거냐.

유키노시타의 *컬렉터 레벨은 아키바 컬렉터하고 호각이지 않을까? (역주 : 외래어 표기법을 따름)


「히키가야 군. 그 봉투에 든 판 씨 말인데, 요즘 인형 뽑기에서 뽑을 수 있는 3종류 판 씨 중 하나 아니야?」 


「너는 뭐든지 알고 있구나.」 


「이전에도 말했지만 프라이즈 상품도 일단 조사해두고 있어.」 


역시 「*뭐든 아는 건 아니야. 알고 있는 것뿐.」하고 받아주지는 않는군. (역주 : 모노가타리 패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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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黒猫 2013/12/18(水) 19:17:31.31 ID:zZX/D2Bw0

확실히 두뇌의 우수성도 외모의 뛰어남도 *어느 고양이 소녀와 비교해 부족함이 없겠지. (역주 : 모노가타리의 하네카와 츠바사)

뭐, 시선을 얼굴에서 밑으로 내리면, 대패배겠지만. 뭐냐, 그 가슴. 그 가슴에 묻히고 싶어!

진짜 그 사람, 가장 이상적인 여자친구지.


유키노시타 하루노가 가짜 이상의 여자친구라고 하면 그쪽은 진짜 이상의 여자친구라고 할 수 있겠군.

이 이상 *가짜에 대해 이야기하면 인기작가가 되어버릴지도. (역주 : 니시오 이신의 가짜 이야기(=니세모노 가타리))

그리고 애니화 되고, 영화화라든가. 아, 영화화는 아직이었지.

시계열로 보면 티비만으로 괜찮지 않나?


잠시 트립해서 현실에 있는 유감스럽게 조신하고도 얌전한 가슴을 보고 있자니 유키노시타는 의아한 눈길을 보냈다.

아, 위험해. 경찰에 신고될 참이었다.


「아, 그랬지. 이건 이전 코마치하고 오락실 갔을 때 찾은 거야. 그때 아무리 해도 뽑을 수가 없어서 코마치한테 폼을 잡을 수 없었던 탓에, 몰래 노력하고 있었다. 요 수일 오락실에서 특훈이란 거지.」


「노력이란 말과 친하지 않은 사람이 노력이란 말을 쓰면 전혀 다른 의미로 들리는 게 신기하네.」 


「잠깐. 여기서 새로운 일본어를 만들려고 하지 말아줄래.」


오빠라고 하는 이들은 으레 여동생에게 폼을 잡기 마련이다. 게다가 스위트 허니라고 할 수 있는 코마치라면 말할 것도 없지.

꼴사나운 모습을 보인 날에는, 밤에 베개를 부여잡고 운다고.


「그 판 씨는 코마치한테 선물할 거야?」 


「아니. 코마치가 달라고 하면 주겠지만. 코마치는 뽑아달라고는 했지만 달라고는 한 마디도 안했으니까 말이지.」 


묘한 의미가 담긴 발언을 하는 여동생이다. 장래에 나쁜 여자가 되는 게 아닌가 하고, 오빠는 걱정이다.


「그래.」


이쪽 여자도 묘한 의미를 담은 발언을 하신다.

국어 학년 3위인 나도 행간을 읽어야 하는 대화만이면 힘들다. 뭐, 이 질문의 대답은 간단하다.

어쨌든 내가 유도한 거니까.


「어제 돌아가는 길에 오락실에 들러서 뽑았는데 가방에 넣어두고 잊고 있었어. 이상하게 가방이 불룩하다고는 생각했더니.」 


「그렇게 큰 물건을 눈치채지 못하다니, 정말 유감스런 사람이네.」 


그쪽도 눈치채고 있는 거겠지. 일부러 인형을 가지고 왔다는 것에.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흐름에 타지 않으면 안 될 때가 있다.

하지만 돌연 대화를 종료하더니, 유키노시타는 다시 책으로 눈을 돌렸다.


유키노시타의 관심을 끄려고 재차 복도쪽 문을 쳐다보며 생각하고 있으니


「유이가하마는 미우라하고 노래방 가니까 오늘은 쉰다고 메일 보냈어. 나한테는.」


3: 黒猫 2013/12/18(水) 19:19:20.24 ID:zZX/D2Bw0

뭐냐 그 도치법.


아무리 봐도 「나한테는」을 강조하고 있잖아. 사용법은 옳지만 말이지. 벌써 다 이긴듯 의기양양한 얼굴.

얼마나 유이가하마 좋아하는 거냐.


「어쩐지 미우라 그룹이 노래방 간다고 떠들썩했었지. 그렇게 큰 소리로 선언하지 않아도 될 것 같기는 하지만, 그건 리얼충이라는 선언인 걸까?」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건, 너뿐이야.」 


「노래방 가고 오락실 가서 스티커 사진 찍고는, 진짜 충실한 생활들 하고 계시네요.」 


「너야말로 요 며칠 오락실에 다녔다고 하지 않았어.」


「그건 그렇지만. 그 덕에 전 3종류 다 모았으니까, 충실감이 있어.」 


「축하해.」 


「마음에 전혀 들어있지 않은 칭찬 고마워.」


「그래서 그 판 씨는 어쩔 생각인 거야? 코마치가 갖고 싶어하는 건 아닌 거 같네.」 


좋았어! 됐다, 고 마음속으로 승리 포즈를 지었다.


「그렇네. 토츠카가 받아 줄까. 토츠카, 인형 무척 어울리니까. 다른 사람이라면 토츠카나 토츠카나 토츠카 정도밖에 떠오르지 않는걸.」


「얼마나 토츠카 군 좋아하는 거야. 다음에 토츠카 군에게 주의를 줄 필요가 있네.」 


「그것만은 하지 말아줘! 토츠카라고. 마음의 오아시스를 빼앗지 말아줘.」 


이게 만화였다면 피눈물을 흘렸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좀 어이없어 하는 유키노시타였지만, 진짜로 주의를 줄 것 같지는 않다.

혹시라도 진짜로 주면 울어버릴 거라고, 하치만.


유키노시타는 판 씨의 행방이 신경쓰이는듯 하다. 집요하게 묻는 것도 부끄럽겠지.

그저 눈으로 호소한다. 무셔. *그 시선이면 마음에 구멍을 뚫어버릴 테니까.

(역주 : 원문은 その視線で心に穴があいちゃうから。)


「혹시 괜찮으면 집에 있는 것도 포함해서 받아주지 않을래? 그게, 인형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한테 주는 게 낫잖아.」 


「그렇지. 히키가야 군이 가지고 있어도 먼지를 뒤집어 쓸 뿐일걸.」 


「뭘 잘난 척?」 


「히키가야 군. 저한테 판 씨를 주세요.」 


정중한 건 좋지만 *영혼이 깎이는 건 왜일까.

(역주 : 유희왕의 영혼을 깎은 사령 네타로 추측)

유키노시타 하루노도 그렇고 유키노시타 자매는 정신공격마법을 쓰는지도 모른다.


「응 좋아. 내일 가져올까? 아니면 오늘 돌아가는 길에・・・.」 


「그럼 오늘 부활은 끝내기로 하자. 유이가하마도 안 오는데다 의뢰도 없을 것 같으니.」 


「그러네. 갈까.」 


「열쇠 반납하고 올 테니까, 자전거 가지고 교문 앞에서 기다려줘.」 


4: 黒猫 2013/12/18(水) 19:20:57.65 ID:zZX/D2Bw0

유키노시타는 내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돌아갈 준비를 시작했다.


자전거를 가지고, 교문까지 가자 유키노시타는 벌써 기다리고 있었다.

힐끗 나를 확인하곤, 그대로 걷기 시작한다.


그렇죠.

역시 유키노시타와 둘이서 하교하는 모습을 다른 애들에게 보일 수는 없다.


게다가 지금은 부활동 시간대라 학생도 많다.

혹시 같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이면 내일쯤 소문이 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음지에서 조용히 지냈는데, 그냥 확 고교데뷰 해버릴까?


하고 망상에 빠져있다가 유키노시타가 교문 나와 바로 옆에서 기다리고 있는 게 보인다.


「뭘 종종걸음으로 걷고 있는 거야. 제대로 길안내를 해줬으면 하는데.」 


「아니, 사람도 많은데다 같이 걷는 모습 보이면, 너 곤란하잖아?」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똑바로 길안내 안 하면 너희 집에 못 가잖아. 그리고 다른 애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난 상관없어.」 


라라포트에서는 아는 사람이 없었으니 그렇다 쳐도 이건 큰 진전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자연스레 발걸음도 가벼워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집에 도착해 유키노시타를 거실로 안내한 다음 잠시 기다리게 했다.


「거기서 책장이라도 구경하고 있어. 뭔가 재밌어 보이는 게 있으면 빌려줄 테니까.」 


유키노시타는 대답 대신에 책장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타인의 책장은 흥미롭지. 뭐랄까 지금까지 몰랐던 그 사람의 취미 같은 걸 알게 되기도 하고.

아니, 외톨이니까 타인의 책장 같은 거 볼 기회 따위 없었지. 망상 끝.


인형을 들고 거실에 돌아오자 유키노시타는 책 한 권을 들고 있었다.


「이 책, 읽었었네.」 


그 책은 라라포트에서 유키노시타가 열렬히 이야기하던 판 씨의 원서였다.

비교적 큰 서점에서는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해 찾아봤지만 못 찾았다.

결국 아마존에서 샀지만. 진짜 인터넷이란 건 편리하다니까. 서점에서 주문하면 무척이나 고행이지.


좀 어려운 책을 주문하려고 해도, 괜히 머리 좋은 척 한다는 오해를 받지 않을까 걱정이 들게 된다.

더구나 라이트노벨이면 제목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워진다고! 작가 씨, 배려 좀 해주세요.


「응. 아무것도 모르면서 떠드는 것도 이상하니까, 일단.」 


부끄러움을 감추려는지, 조금 무뚝뚝하게 인형을 건냈다.


「고마워.」 


겸연쩍다는 듯 얼굴을 인형에 묻는 모습, 너무 귀엽잖아.

이미 외톨이 만렙 찍은 나까지 착각하고 말 것 같다.



5: 黒猫 2013/12/18(水) 19:22:32.03 ID:zZX/D2Bw0

어쩌면 이게 유키노시타 유키노의 민낯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말았다.


평소의 유키노시타도 진짜 유키노시타 유키노일지도 모르지만 왠지 상처입지 않도록 무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루노와 같이 가면까지는 아니라도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탓인지 똑같이 자신을 만들어 버린 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자 유키노시타 하루노의 민낯도 언젠가 보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다.

단 그걸 보고나면 돌이킬 수 없을 거 같아 무서워!

판도라의 상자에는 희망이 남아있었는데 그 가면 아래에는 뭐가 있을까?


「인형 든 봉투 가지고 올 테니까, 잠깐 기다려. 코마치가 옷 살 때 챙겨둔 쇼핑백 큰 게 있을 거야.」 


왜 여자들은 백화점 같은 곳 쇼핑백을 챙겨두는 걸까?

쇼핑백 그다지 쓸데도 별로 없는 거 같은데.

요즘 쇼핑백은 디자인 괜찮은 거 있으니까 왜 챙기는지 알 것 같기도 하지만.


「멋대로 코마치 거 써도 괜찮아?」 


「응. 멋대로 써도 되는 거 하고 쓰면 엄청 화내는 거 구분할 수 있으니까 괜찮아.」 


「마치 과거에 멋대로 쓴 적이 있다는 말투네.」 


「인간, 실패를 반성하고 성장해 나가는 동물이잖아.」 


「여기 반성도 성장도 안한 인간의 표본이 있는 건 어째서일까.」 


「나도 조금이지만 성장했다고. 자. 이 쇼핑백 써. 이 사이즈라면 들어갈 거야.」 


「고마워. ・・・그래. 넌 변하고 있어.」 


유키노시타의 목소리는 갈수록 작아져 무슨 말을 하는지 듣지 못했다.

「고마워」라는 말이 사무적이어서 인상에 남았다.


「그럼, 바래다줄게. 짐도 크니.」 


「어머. 그런 배려가 할 수 있을 정도로는 성장했구나.」 


「무슨 말이야. 평소 코마치 짐꾼 노릇도 하고 있다고.」 


「코마치 한정이구나.」 


그밖에도 무언가 말하고 싶어 하는 듯 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건 당연하잖아.

코마치가 곤란에 처하면 태풍이 와도 뚫고 간다.

아, 큰비 와서 아버지가 역까지 우산 갖고 와달라고 연락했을 때 이 핑계 저 핑계대고 안 갔던가.


정정. 가족이 아니라 여동생을 소중히 여기는 게 당연한 거였다. 어쩔 수 없어. 이게 치바 스탠다드인걸.


「자, 간다.」 


하고 자전거를 밀며 걸으려 했지만 유키노시타는 자전거 짐받이를 잡고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6: 黒猫 2013/12/18(水) 19:23:52.36 ID:zZX/D2Bw0


「히, ・・・히키가야 군. 평소에 코마치 뒤에 태우고 다니는 거 같네.」 


「응. 최근에는 편한 것만 찾아서 아침에 데려다 주는 일이 늘었지.」 


힛키가 아니라 *택시였습니다.

(역주 : 원문은 アッシー. 차로 데려다 주기만 하는 남자친구란 뜻. 출처 : 네이버사전)

정말이지 코마치가 장래 악녀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오빠는.


「그럼 나도 태울 수 있겠네. 부탁해도 될까.」 


「별로 상관없지만 꽉 잡고 있어라.」


「믿을게.」 


성의가 없는 가슴을 바싹 등에 붙이고 내 허리를 단단히 팔로 감는 일은 없었다.

아니, 별로 기대한 건 아니지만. 정말이라고. 네? 믿어 주세요.

둘이서 타는 커플을 보고 부럽다고 생각한 적 없다니까.


실제로는 가볍게 허리를 잡은 정도였다. 그래도 고동이 빨라진다.

봉사부 부실에서와 같은 무언의 시간이 흐른다. 평소에는 그다지 특별한 걸 느끼지 않지만 지금은 다르다.

무언의 시간을 고통으로 여기는 일은 적다. 오히려 무언으로 있는 편이 마음이 편하다.

그렇지만 지금 흐르는 시간은 고통은 아니지만, 살짝 마음이 조여들었다.


하지만 이 시간이 좀 더 계속되면 좋을 텐데 하고 분수에도 맞지 않는 생각을 하고 말았다.


「오늘은 고마워.」 


「별로 대단한 일도 아니었는걸.」 


오늘은 여러 번 「고마워」를 듣는 날이구나.

그런 인간관찰을 하고 있으면 의표를 찌르는 말이 나오는 법이다.

정말이지,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을 때 폭탄발언하지 말아 달라고요.


「괜찮으면 홍차라도 마시고 갈래? 다음에 부실로 가져가려던 게 있는데 가져가기 전에 감상을 들려주면 도움이 될 것 같아. 유이가하마가 이런 데 내는 의견은 그다지 참고가 되지 않기도 하고. ・・・그 애 의견을 안 듣겠다는 건 아니야. 다 같이 마시는 거니까. ・・・그게・・・.」 


「고맙게 마실게. 둘이서 자전거 타고 오니까 목이 마르네.」 


조금 말이 많은 유키노시타도 귀엽잖아.

자기한테 불리한 건 모른 체하고, 평소에는 생각조차 못할 발언을 한 채 당황해 하고 있었다.


방에 도착하고 유키노시타는 홍차를 탈 준비를 시작했다.

굉장히 빠르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낭비가 없는 만큼 빠르게 느껴지는 거겠지.

작업 하나하나 똑소리 나게 하고 있다.


혼자서 홍차를 타본 적이 있지만 유키노시타 같은 맛을 낼 수 없었다.

고교졸업 후 유키노시타가 타준 홍차를 마시지 못하게 되면 홍차를 마시지 않게 될까.

최고의 맛을 알고 나면 평범한 것은 마시지 못하게 된다. 연예인이 인기가 없어져도 생활수준을 좀처럼 낮추기 어려운 것과 비슷한 걸까.


7: 黒猫 2013/12/18(水) 19:25:32.05 ID:zZX/D2Bw0


잠시 뭘 하면 좋을지 몰라 실내를 구경하고 있으니 오늘 건진 판 씨가 벌써 장식되어 있는 게 보였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속도로 움직이는 게 아닌지 진심으로 의심하고 말 것 같다.


하지만 발밑에 놓여있는 짐을 보자 내가 유키노시타에게 준 3종류의 판 씨가 있는 것이 아닌가.

유키노시타 쪽으로 시선을 향하면 나는 고두리에 놀란 새 같은 얼굴을 하고 있을까.

유키노시타는 아이가 부모에게 귀여운 장난을 쳤을 때와 같이 만면에 웃음을 띠고 있었다.


오락실에 저금한 용돈도, 요 수 일 오락실에 낭비한 시간도, 유키노시타를 놀리려고 한 작전이 엉뚱한 방향으로 향하고 만 것도, 이 웃는 얼굴이 대가였다고 한다면 충분히 거스름돈이 남을 터였다.


자연스럽게 나도 웃음을 띠고 말았다.


「히키가야 군. 애들이 보면 울어버릴 미소는 그만두렴. 애들한테 트라우마 심어주고 싶어?」 


「어이. 나한테 트라우마 심는 건 그만둬 줄래?」 


「그래? 그럼 나한테만 그 미소를 보여주면 돼.」 


나는 어떻게 대답을 하면 좋을지 떠오르지 않았다.

아니.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말을 꺼낼 수가 없었던 게 아닌가.

그렇지만 말로 하지 않아도 유키노시타 유키노라면 알아주겠지.


유키노시타가 홍차 준비하는 모습을 나는 어떤 얼굴로 보고 있을까.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가끔씩 나를 보며 다정한 미소로 홍차를 타고 있었다.


역시 유키노시타 유키노에게는 당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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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각여삼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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